[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잭팟 당첨 이태웅 기자] 삼성전자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재조명 받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때문이다. 산업계가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검토 중인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뜩이나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협상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기 어렵다 보니 삼성전자가 미국 관세 부담을 덜어내기 쉽잖은 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5일 재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가 정부가 여전히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한 탓에 정치·외교적 협상력이 떨어진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도 "삼성전자도 개별 기업 차원에서 미국 관세 정책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최근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이재용 회장에 대해 대법원 상고를 결정하면서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산업계 안팎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이 회장이 마음 편히 일선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경영 공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 회장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부터 2020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재판까지 마주하고 있다. 이 회장 입장에서 보면 사실상 10년째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회장의 경영 공백 기간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정책 이슈와 맞물리면서 리더십 부재 리스크가 재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경쟁사들이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등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TSMC는 미국에 1000억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내 파운드리(반도체 설계) 공장 증설과 연구개발센터 구축을 위해 종전 650억달러의 투자 규모를 165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두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TSMC가 미국에 투자한 것은 보조금이 아닌 관세 정책 때문"이라며 "관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현지 투자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그룹 차원의 투자) 검토는 계속하고 있다"며 "비즈니스적으로 필요하다는 하는 게 당연하지만 인센티브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센티브는 돈만이 아닌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 투자를 중심으로 관세 대책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다. 이는 총수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빌미로 강하게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한화 기준 1조원 규모의 투자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협상카드로 제시한 것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이어 "1조원이 국내 그룹사들이 보유한 자산 대비 적은 규모이긴 하지만 향후 현지 채용과 관련된 인건비, 인프라 여건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삼성전자로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정책이 확정되는 데에 따라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