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슬롯게임 김현진 기자] 일성건설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부채비율이 급등한 데다 유동비율도 100% 아래로 떨어지며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전환되면서 향후 재무구조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신용보강을 제공한 사업장의 분양 실적이 부진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재무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경우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성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003억원으로 전년(6077억원) 대비 17.6% 감소했다. 이는 국내 도급공사 가운데 건축부문 매출이 감소한 까닭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 기간 해당 부문 매출은 4669억원에서 3229억원으로 30.8% 줄었다.

매출감소와 함께 수익성도 악화했다.지난해 일성건설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435억 원, 당기순손실은 575억 원에 달한다. 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은대규모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설정이다. 실제로 일성건설은 이 기간 매출채권 1703억원 가운데 65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이 중 643억원이 공사미수금 관련 대손충당금이다.

사업장별로 보면 서울 강서구 공항동 도시형생활주택 신축사업 관련 공사미수금 283억원을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고 포항시 오천읍 공동주택 신축사업 관련 공사미수금 180억원 가운데 137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이러한 대규모 적자의 여파로 일성건설의 이익잉여금도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2023년 251억 원이던 이익잉여금이 지난해에는 -333억 원으로 급감했ㄷ.

이에 회사의 재무건전성도 지표도 악화했다. 먼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54.4%를 기록하며 전년 227.4% 대비 227.1%포인트(p) 상승했다. 지급여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인 유동비율도 82.7%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이 100%보다 낮다는 것은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자산보다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처럼 재무 체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일성건설이 수주한 사업장이 지방에 집중돼 있어 미분양 위험이 높은 점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일성건설은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일원에 공급하는 '트루엘 시그니처 천안역' 관련 본PF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 보증금액은 33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증액을 통해 대출잔액이 411억원으로 늘었다.해당 단지는 2022년 10월 최초 분양을 시작했고 2026년 6월 준공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준공 기한까지 1년 이상 남긴 했지만, 분양률은 절반 수준으로 잔여세대에 대한 할인분양을 진행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성건설이 공사미수금이 발생한 사업장에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함에 따라 적자로 돌아선 것"이라며 "재무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준공 기한까지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을 경우 PF 우발채무 현실화 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성건설은 공공공사 위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일성건설 관계자는 "주택 경기가 안 좋아진 후부터 LH, 미군 부대 사업 등과 같은 공공이 발주한 사업장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며 "리스크가 적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실적 악화를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성건설은 1978년 설립한 건설사로 1989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아파트 브랜드 '트루엘'을 보유 중으로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56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