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조아영 기자] 올해 마지막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 시장이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하면서 연말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은 랠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세 완화 등 펀더멘털 여건이 우호적인 분위기로 흐르는 가운데 외국인이 지난 9월 이후 유지해온 선물 매수 포지션을 롤오버(만기연장)할 경우 수급 호재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조아영 기자]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각각 0.93%와 1.67% 상승한 3029.57과 1022.87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의 예상대로 외국인의 대규모 포지션 청산이 없었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날 5784억원 어치 코스피200 선물을 순수히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 매수 강도를 높인 가운데 순매수 규모가 6092억원에 달했다. 코스피에서도 1337억원 소폭 매도 우위 수준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외국인의 롤오버가 가시화된 만큼 향후 지수 상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외국인은 지난 9월 만기일 이후 3조원, 10월 말 이후 6조원에 가까운 현물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며 “만기일에 외국인의 선물 대규모 매수 롤오버가 나타날 경우 향후 추가적인 지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현물 동반 순매수로 국내 주식시장 익스포저(노출액)를 확대 중”이라며 “외국인 선물 매수 포지션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국내 주식시장 가격 회복 기대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20거래일 누적 순매수대금은 4조6000억원이다. 아울러 외국인은 지난 9월 만기일에 코스피200 선물을 5만4000계약 롤오버한 바 있다. 현재 외국인 선물 매수 포지션은 7만7000계약 내외로 증가해 지난해 12월에 기록했던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노 연구원은 “이번 만기일은 외국인 매수 롤오버 여부 및 규모가 관건으로 대규모 롤오버 확인 시 2022년 초까지 지수 회복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며 “외국인의 국내 증시 귀환에 좀 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선물 시장을 통한 외국인 매수 포지션 연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현물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9월과 같이 대규모 매수 롤오버를 한다면 이를 지수 베팅 의도로 읽을 수 있다”며 “외국인 선물 매수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지수 상승에 따라 스프레드 매수 롤오버 규모를 줄일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가격대에서 포지션 청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선물 관련 만기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해왔다. 현재 코스피200 선·현물 가격 차는 정상 수준에서 등락 중으로 차익거래 투자자들의 매도차익거래 규모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외국인과 금융투자 기관 모두 만기에 포지션 정리보다는 롤오버가 유리할 것이라는 진단도 전해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3월물과 12월물의 이론 스프레드(원월물과 근월물 가격 차이)는 삼성전자 특별배당이 없을 경우 -2.14pt, 특별 배당이 있을 시 –2.84pt, 작년과 같은 배당을 가정할 때 –2.72pt 수준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시장 스프레드는 저평가된 상태로 –3.6pt 수준으로 형성되어 스프레드 매수세 유입이 용이한 상황”이라며 “지난 9월 만기 후 금융투자 선물 누적 순매도는 2만7547계약, 6월 만기 이후 유가증권 시장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2조4677억원으로 현물과 선물의 누적 포지션이 변해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12월 말에는 배당락이 있기 때문에 배당을 노린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어 현물은 매수하고 선물은 매도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투자는 연말까지 주식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선물 매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반면 외국인은 낮은 스프레드 가격으로 매수 포지션을 롤오버할 수 있기 때문에 선물 매수 포지션을 롤오버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