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조아영 기자]올해 재개된 공매도 규모가 최근 변동성 장세 영향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연말 주식시장의 또 다른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

[조아영 기자]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액은 총 2조2279억원이었다. 해당 기간 일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5567억원으로 최근 6개월(6월~11월 26일 기준)간 일평균 공매도 거래액 4130억원을 웃돌았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연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달 30일에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953억원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185억원과 2768억원이 거래됐다. 이날 전체 공매도 거래의 81.1%(8882억원)는 외국인이었다. 기관은 17%(1864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은 1.9%(207억원)에 불과했다.

이날 공매도 거래액은 올해 처음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5월 3일(1조1094억원)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공매도는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주가 급락을 막고 주식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중단됐었다. 1년 2개월간 중단을 거친 후 지난 5월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종목에 국한해 재개됐다.

이번 공매도는 코로나19의 다섯 번째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한 불안감에 헤지(위험 회피) 및 하락 베팅에 대한 투자 심리에 기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는 최근 알서포트, 씨젠, 일진머티리얼즈, 코미팜, 티씨케이 등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주 들어 가장 공매도 금액이 많았던 종목은 삼성전자(약 1217억원)였다. 그 뒤를 크래프톤(880억원), 카카오게임즈(779억원), 카카오뱅크(747억원), 네이버(708억원), 엘앤에프(591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582억원)가 이었다.

같은 기간 공매도 금액이 많았던 종목 중 대부분의 종목이 내림세를 보였다. 4.84% 상승한 삼성전자와 2.31% 오른 네이버를 제외하고는 크래프톤(-0.79%), 카카오게임즈(-10.64%), 카카오뱅크(-4.69%), 엘앤에프(-11.87%), SK바이오사이언스(-6.81%) 등 종목은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공매도는 그림자 성격으로 기존의 스태그플레이션 및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에 오미크론이 가세하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공매도를 발동시킨 것이며, 시장의 흐름과 비례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대차 잔고가 늘어난다고 해서 공매도가 곧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대외환경·펀더멘털에 대한 경계감이 커져 늘어난 대차잔고가 공매도 거래로 이어진다면, 향후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가속화될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전했다.

연말 증시에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현대중공업 등 신규 상장사들이 코스피200에 편입됨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공매도가 가능해져 국내 증시에 더욱 부담을 가할 가능성도 보인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물가상승 전망이 긴축 경계와 펀더멘털 불안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갑작스럽게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가 불안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중”이라며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정확한 내용과 대응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당분간 시장 반응이 더 민감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 오미크론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고 변동성이 지속될 전망이라 보수적 접근에 대한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