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잭팟 당첨 이태웅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발표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 및 그룹 승계 전략과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탓에 회사채를 활용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의혹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한화오션을 연결 편입시키면서 부채비율을 크게 낮춘 까닭이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부채비율을 근거로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산 회사가 수주를 하면 통상 선수금이 생기고 선수금이 부채로 잡혀 부채비율이 증가한다"며 "실질 부채비율은 낮지만 해외 고객사의 회계 담당자들은 선수금 비율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선수금을 포함해 부채비율이 400%에 달하는 점을 핵심사항으로 검토한다"며 "사업적으로 연계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차입이나 채권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높게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안 사장의 설명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 수주에 따라 선수금을 수령하고 이를 기타부채 항목으로 계상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입장에서 선수금 증가는 향후 매출 증대를 의미하지만 부채비율 상승이 해외 사업 입찰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안 부사장이 언급한 400%의 부채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행한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EOD) 요건이기도 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발행한 제125회차 무보증 공모사채를 비롯해 2023년 126회차 공모사채, 2024년 127·128회차 공모사채 등 총 1조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관련해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관리해야 하는 재무비율 유지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4년간 11조원의 투자를 예고했다.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외부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이 사업적·재무적 부담을 키우는 만큼 유상증자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부사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달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이번 유상증자가 승계 이슈 등과 관련된 형태로 이어졌다"며 "(유상증자는) 승계와 상관없이 사업적 목표에 따라 이사회가 충분히 숙고하고 논의해서 진행된 의사결정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설명에도 유상증자와 관련된 시장의 의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한화오션을 회계상 연결 자회사로 분류하면서 부채비율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을 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343.4% ▲2분기 359.6% ▲3분기 397.4% ▲4분기 281.3% 순으로 집계된다.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을 종속기업으로 신규 편입함에 따라 자본총계가 증가한 데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의 연결 편입으로 추가 차입이 가능한 재무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중장기 투자 전략에 필요한 재원 전액을 외부에서 조달하더라도 '부채비율 400% 이하' 요건을 만족한다. 가령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1조원을 회사채 발행 및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부채총계는 42조9726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지난해 말 자본총계 대입한 부채비율은 378.1%다.

이 때문인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및 승계 전략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혹을 잠재우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설명과 달리 부채비율을 근거로 한 유상증자의 당위성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지배구조 개편 등과는 상관없다"며 "산술적 계산 시 누락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회사에서도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 여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