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플레이 이태웅 기자] 한화는 그동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한화에너지와 합병한 이후 계열 분리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시각이 존재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김승연 회장의 지분 증여 이후 한화 주가가 오르면서 해당 시나리오는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이에 시장은 한화가 합병을 거치지 않고 곧장 분할하는 방식으로 계열사 지분 정리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 현재 언급되고 있는 분할 방식은 한화가 인적분할을 통해 두 개 기업으로 나눠지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존속기업으로 남게 될 한화는 김동관 부회장이 이끌 방산·에너지 사업과 김동원 사장이 맡게 될 금융사업에 집중하고, 분할신설 될 기업은 김동선 부사장의 유통 사업 등을 담당하는 구조다.

해당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는 이유는 김 부사장이 유통사업부에 대한 개별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중인 한화 주식을 활용할 것으로 점쳐서다. 김 회장 증여 이후 한화 지분 구조는 한화에너지 22.16%, 김 회장 11.33%, 김 부회장 9.77%, 김 사장 5.37%, 김 부사장 5.37% 순이다. 인적분할로 신설될 법인도 한화와 동일한 지분구조를 같게 된다.

이때 김 부사장이 기보유하고 있던 한화 지분을 매각한 대금으로 신설법인의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2021년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LG지분 4.15%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고, 여기서 확보한 현금으로 LX홀딩스 지분 32.32%를 사들인 것과 같은 구조다.

한화의 주가 상황에 비춰봐도 해당 시나리오는 신빙성이 있다. 시장 예상대로 유통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인적분할 할 경우 신설법인 주가가 한화의 10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한화의 사업부별 순자산가치(자본총계)를 조정항목을 제외하고 보면 ▲화약제조업 9조9410억원 ▲화학제조업 4조4560억원 ▲조선업 6조4543억원 ▲태양광사업 13조6162억원 ▲금융업 20조2605억원 ▲도소매업 1조8009억원 ▲건설업 1442억원 ▲레저·서비스업 2조4345억원 ▲기타부문 6조9426억원이다.

시나리오대로 한화가 도소매업, 건설업, 레저·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인적분할에 나설 경우 분할신설 되는 회사의 순자산은 4조3796억원이고, 이를 분할 전 한화의 자본총계(39조5618억원)와 자기주식총가액(1332억원) 합산분인 39조6950억원으로 나눈 분할비율은 0.11로 계상된다. 신설법인 주가가 분할비율에 맞춰 형성된다고 가정하면 김 부사장은 한화 보통주 1주를 팔고 얻게 되는 자금으로 신설 법인 주식 10주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한화그룹이 김 회장의 지분 증여와 관련해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은연 중 드러낸 점도 인적분할 방식의 승계 시나리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화그룹은 증여 계획 공시를 게재한 직후 "승계 완료로 '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가 바로 잡히고,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인적분할을 활용한 승계 시나리오와 연결해 보면 그룹 차원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한화의 주가가 오를수록 김 부사장이 매각을 통해 손에 쥘 현금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 입장에서 보면 늘어난 매각대금을 향후 신설 법인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김 회장으로부터 추가로 증여받을 지분 등에 대한 세금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승계와 관련해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추가 개편이나 임원 단위에서 직급체계 변화 등은 현재 시점에서 계획·예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