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월드컵 시즌의 전통적인 수혜주로 분류되는 치킨·맥주 및 유통주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개막 이후 일주일간 이들 수혜주 가운데 상당수가 하락세를 보이며 이전과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현 기자] 실제로 이달 초 월드컵 수혜주로 분류되는 식음료주가 나란히 오름세를 보인데 이어, 월드컵 특수에 기댄 치킨 관련 ETN 상품까지 발매됐지만 정작 월드컵 개막 이후에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월드컵 수혜주들은 테마주의 성격이 강한 만큼 갑작스러운 낙폭이 생길 우려가 큰 데다,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해 주가가 탄력을 받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욱 투자에 주의해야하며 관련주 중에서 실적이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월드컵 수혜주로 분류되는 치킨 및 음료 관련 업체인 △교촌에프앤비는 1만550원(-5.38%) △마니커는 1275원(-4.49%) △하림은 2720원(-0.18%)에 거래를 마치는 등 전 거래일 대비 하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같은 기간 동안 주류 관련주인 △하이트진로는 2만6150원(+1.75%)에 거래를 마치며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롯데칠성은 15만5000원(-0.64%)에 장을 마감하는 등 주가가 하락했다.

이번 달 초 월드컵을 통한 주가 수혜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받던 치킨 및 주류 관련주들은 공통적으로 월드컵 개최일인 지난 21일 이후로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 동안(11월 21~29일) 교촌에프엔비의 주가는 17.9% 하락했다. 이 밖에 같은 기간 동안 같은 육계 가공 회사인 하림(-4.1%), 마니커(-17%)와 주류 관련 대장주로 뽑히는 하이트진로의 주가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5% 가량 떨어졌다.

또 치킨 관련주들을 구성종목으로 하고 있는 신규 상장지수증권(ETN)인 ‘신한 FnGuide 치킨 ETN’은 국내 최초 단독 치킨 ETN 상품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은 데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거래를 시작한 신한 FnGuide 치킨 ETN은 29일 기준 94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첫 거래일 종가(1만250원) 대비 7.9% 가량 하락하는 등 약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월드컵 수혜주라고 분류되는 종목들이 하나의 사건에 의해 같은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인 테마주의 성격을 지니는 만큼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테마주의 성격상 특정 이슈가 끝날 시 급락할 확률이 높고 하락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월드컵 수혜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경우, 통상적으로 시장에 대한 기대로 오른 뒤 실적이 반영된 이후 재평가가 이뤄진다”며 “다만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이 불안한 만큼, 투자자들이 수익 실현을 위해 매도 거래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