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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하이트진로의 공급망 ESG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박민석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 화물노동조합은 9일 고용노동부에 하이트진로가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특별근로 감독 진정서를 접수했다.
노조는 사측이 하이트진로 주류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노동자에 대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지위에 있지만, 교섭을 거부하고 교섭을 요구하는 노동자를 계약 해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최근 사측에서는 집단 농성 시작 후 지난 6월 농성에 참여한 조합원 132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또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앞 집회와 관련해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하고 11명을 상대로 28억원에 가까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화물노조 측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하이트진로가 사용자로 교섭에 나서야 한다"라며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 100% 지분을 갖고 있고 (수양물류)이사회 구성도 대다수 주요 하이트진로 임원으로 구성돼 있기에 결국 원청인 하이트진로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사측에 동종업계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임금협상은 직접 계약 관계인 수양 물류와 논의하는 것이 맞다"라며 “하이트진로와 화물노조의 임금협상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실제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권을 포함한 근로 3권은 직접 계약 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에만 노동자 측이 업체에서 요구 가능하다. 따라서 수양물류를 통해 화물노조를 간접고용한 하이트진로는 노조 측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양물류의 경우 독특한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모회사인 하이트진로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모회사인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의 지분을 100% 갖고 있다. 또한 수양물류 이사회 구성원은 김현태 이사를 제외하면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감사 3명 모두 과거 하이트진로 임원들이었다.
이에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수양 물류는 별도 법인이기에 계열사이긴 해도 크게 관여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SG업계 관계자는 “원청 관계자가 계열사 이사로 있고, 100% 지분을 갖고 있다면 의사결정 시 원청(본사)이 갖는 지배력이 더 크다"라며 "건강한 지배구조라고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택배 노동자’는 원청 교섭권 요구 인정되기도…”원·하청 함께 협상 테이블 나와야”
화물노조의 하이트진로 직접 협상 요구가 장기화되면서 과거 CJ대한통운이 대리점 소속 택배 노조에 단체교섭을 인정한 사례가 재조명 받고 있다. 당시 택배 노조는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고 말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는 CJ대한통운을 사용자로 인정하며 택배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중앙노동위는 "간접고용 관계에서 원청 사용자가 하청 근로자의 노동 조건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일정 부분에 대해 원청의 단체교섭 당사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주 5일제 도입 등 원청인 CJ대한통운의 영향력 아래 있는 만큼 CJ대한통운이 단독 또는 대리점과 중첩으로 교섭 의무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데일리임팩트에 “국내 중층적인 하도급 구조상 원청의 영향력을 무시하고 하청 업체에서 경영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원청-하청-노동자로 이어지는 고용관계와 같이 단체교섭권도 중층화해 원청과 하청이 임금 협상 테이블에 함께 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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