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이달로 다섯 달째 이어지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들의 일명 ‘하이트진로’ 파업이 선을 넘고 있다. 공장 점거에 이어 서울 본사에서도 불법 점거 농성을 시작하면서 양측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김성아 기자] 17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약 70여명은 전날 이른 오전 청담동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 1층 로비와 옥상을 점거하며 불법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의 불법 점거로 200여명에 달하는 본사 직원들의 출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본사 직원들은 1층 로비 점거로 인해 정문이 아닌 뒷문으로 출근을 하고 있으며 사무실 난입을 우려해 계단 방면을 주시하는 교대 근무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일부 노조원들이 전날 발화물질인 ‘시너’를 들고 왔다며 위협을 해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
위험천만한 노조원들의 고공농성에 경찰은 기동대 인력 300여명을 투입하고 소방당국 역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건물 밖에 에어매트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서울 본사는 전체 업무의 컨트롤타워 격인데 노조가 이곳을 점거하면서 업무에 매우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이런 불법 농성은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원만한 합의를 위한 파업보다는 불법 점거 등 ‘파업을 위한 파업’ 형태에 가까워지면서 이번 파업이 더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이미 11차까지 수양물류와 화물연대 간 노사 교섭이 진행됐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이 안 나온 상태에서 본사 점거까지 진행되면서 양 측의 갈등이 더 심화됐다. 게다가 근본적으로 원청인 하이트진로가 하청인 수양물류와 화물연대 노조원 간의 조정에 개입하는 것은 현행 하도급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합의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과격한 농성이 오히려 합의를 더 방해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현재 화물연대 측은 임금 인상 등 업계 내 다른 기업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노사 문제를 놓고 협상 중이기 때문에 만약 하이트진로가 농성에 밀려 합의를 하는 선례를 보인다면 업계 측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는 이유다.
한편 화물연대의 본사 농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경찰 인력이 배치되긴 했지만 물리적 충돌 우려로 인해 적극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 측이 무기한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오는 18일 본사 앞에서 하이트진로에 대한 집회 역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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