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신미정기자]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 종료에도 건설업계가 시름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신미정 기자] 장마철을 앞두고 공기를 단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레미콘 및 철근 노동조합이 파업을 예고하면서 현장 올스톱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분쟁 장기화에 원자재값 상승과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어 어려운 하반기가 예상된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미콘 운송기사들과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오는 7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수도권 레미콘 운송 차량 차조 90% 이상이 속한 레미콘운송조합은 수도권 주요 레미콘 제조업체들에 오는 22일까지 운송료 인상 등 단체협상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운송노조 요구사안은 현재 회당 5만6000원인 운송료를 7만1000원(27%)으로 인상할 것과 요소수 100% 및 명절 상여금 100만원, 근로시간 면제수당 100만원 지급 등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최근 경유값 급등 등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인상(지난해 8%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가장 실효성 있는 쟁의활동인 운송거부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골조공사를 담당하는 협력사인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서울·경기·인천지부도 다음달 11일부터 하도급 대금 증액에 비협조적인 현장에서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총 83개 시공사 406개 건설현장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건설사들은 앞서 화물연대 파업 지속으로 골조공사가 멈춘 기간에 창호 설치와 전기 설비 등의 대체공사를 진행했다. 따라서 다시 골조공사가 멈추게 되면 대체공사도 없는 셧다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곧 있을 장마철도 악재다. 기상청은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 지역의 경우 평년 장마 기간을 오는 26일부터 7월 26일까지로 보고 있다. 장마철을 앞두고 레미콘 타설을 서둘러야 하는데 현장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장마철 이전 레미콘 타설이 이뤄져야 하는데 레미콘과 철근운송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 지연이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건설사들의 자재값 및 인력비 지출도 늘고 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7일 건설현장 자재비 폭등에 따른 정부 차원의 비상종합대책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유관부처와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

건설주요 자재인 시멘트 가격은 지난 2021년 평균 톤당 6만2000원에서 지난 4월 9만800원으로 46.5% 올랐다. 철근가격도 지난해 초 톤당 69만원에서 지난 5월 톤당 119만원으로 72.5% 급등했다.

건단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존 자재 단가로는 더 이상 시공 자체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인력난도 심각하다. 대한전문건설협회도 국무조정실에 외국인 고용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이 담긴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건설업 총 인력수요는 175만4000명으로 이 중 내국인의 공급규모는 153만9000명이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지만 고용허가제를 통해 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의 수는 6만여명 수준으로 필요인력인 22만여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입국 제한으로 외국인 인력이 급감해 골조공사 등 일부 공정의 인력부족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방역 해제로 입국 제한이 풀려가고 있지만 내국인의 건설업 종사자 수는 고령화와 위험업무 기피 등을 이유로 매년 줄고 있다. 추후 윤석열 신정부의 부동산 공급정책이 가속화돼 인력수요가 더 늘면 인력난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데일리임팩트에 “건설사 신규주택 수주가 감소하는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등의 여파는 건설 동행지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열매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건설 현장의 건자재 가격 상승이 이슈에서 그치지 않고 수급적 이슈까지 이어질 경우 기대 대비 공사 진행이 더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부동산 활성화 정책도 좋지만 양적 공급 증가에서 그치지 않고 공사 정상화를 위한 세심한 현장형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