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신미정 기자] 올해만 두 번째인 시멘트 가격 인상을 놓고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간 갈등이 결국 추석 직전까지 봉합되지 못하면서 현장 셧다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미정 기자] 시멘트업계는 원자재값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으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레미콘업계는 자재 인상분 반영 자체는 반대 안 하나 인상률이 너무 높다며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정부 중재 노력에도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가격 체계상 레미콘 가격 인상을 수용하기 어려운 건설사들은 양측 갈등에 섣불리 나서지 못한 채 현장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만 피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레미콘업계는 오는 10월 10일 현장 셧다운을 예고했다.

한일시멘트 등 시멘트사들은 기존 예고대로 이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11%에서 최고 15%까지 일제히 인상했다. 원자재값 인상과 각종 비용상승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멘트사들의 가격 인상은 올해만 두 번째다. 시멘트사들은 올해 2월에도 원자재 중 하나인 유연탄과 요소수 가격이 급등했다는 이유로 시멘트 가격을 최고 18%가량 인상했다.

시멘트를 건설사에 공급하는 레미콘사들은 원자재값 인상분 반영이 불가피하더라도 가격 인상 폭이 과하다는 입장이다.

레미콘업체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보니 시멘트값은 오르는데 건설사 납품 과정에서 출혈경쟁이 심해지면 공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국레미콘 공동협동조합연합회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시멘트사들이 올해 2월에도 가격을 인상해 놓고 이달에도 과도한 추가 인상을 강행했다”라며 “어떠한 대화조차도 없는 상황인데 중소레미콘사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레미콘을 공급할 이유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정부도 함께 이 문제를 고심 중이지만 아직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일 국토교통부 주도로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부처들과 양 업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가장 답답한 곳은 이를 지켜만 봐야 하는 건설업계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특정 레미콘업체에 올린 단가를 반영해주게 되면 다른 건설기자재업체들의 자재공급가도 일괄적으로 인상해 줘야 하고 이는 결국 분양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레미콘업계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

레미콘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장마가 끝난 가을철에 골조 공사에 속도를 내야 하는 점도 문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레미콘업체들이 셧다운에 들어갈 경우 장마철 미뤄왔던 골조공사를 가을철에 빠르기 진행해야 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차질이 클 것”이라며 “레미콘은 대체재도 없어 건설사 규모와 관계 없이 타격이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설현장에서 레미콘 업계에 인상분 반영할 수도 있다지만 그만큼 인상 받으려면 발주처로부터 증액을 반영해야 하는데 이게 힘들다 보니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손실 감안하고 진행하던가, 최악의 경우 공사 현장도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시멘트사와 레미콘사들간 갈등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만큼 건설업계로서는 다음달 10일 셧다운까지도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정부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다음달 최악의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도록 수면 밑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무엇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