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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조아영 기자] 임인년 벽두부터 제약바이오 블루칩들이 잇따라 대형 악재에 휘말리면서 해당 업종 전반이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들어 오스템임플란트, 셀트리온, 신라젠, 코오롱티슈진 등이 상장폐지 이슈에 얽히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태다.
[조아영 기자]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KRX 헬스케어 지수는 12% 이상 하락하며 같은 기간 시장 평균 수익률을 한참 밑돌았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3.86%, 7.2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연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의 2215억 횡령 사건, 셀트리온 3사의 분식 회계 의혹, 기심위의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등 국내 증시를 떠들썩하게 하는 대형 사건들이 발생했다. 각종 사건들로 인해 투자자들의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의 주가가 16% 떨어졌으며, 일동제약, 신풍제약, 파미셀, SK바이오사이언스, 제일약품 등도 12~14%의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18.6% 급락하며 대장주 자리에서 내려온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해 메드팩토(-28.2%), KPX생명과학(-26.4%), 세종메디칼(-19.8%), 네오이뮨텍(-18.6%), 셀트리온제약(-17.8%), 한국파마(-17.2%) 등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에 이어 신라젠의 상장폐지 결정,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의혹 등의 이슈가 연이어 나오자 코스닥 시장과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강해졌다”며 “투자자들이 관련 종목 및 상품들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셀트리온 등 기업의 내부통제시스템에서 문제가 발견되는 일이 반복되며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에 찬물이 여러 번 끼얹어졌다”며 “이미 주가가 많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낮아진 신뢰도로 인해 당분간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대형 사건 줄지어... 제약바이오 업종 찬물 세례
논란 기업들의 상장 자격 유지뿐만 아니라 업종 전반적으로 잃어버린 신뢰와 함께 내려간 주가도 다시 회복될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에도 제약바이오 업종은 연간 지수가 연초 대비 31% 하락하는 등 주가가 코로나 이후 보였던 급등세가 꺾인 상황이었다. 별다른 상승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새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으로 인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오스템임플란트처럼 횡령·배임 혐의로 인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1년 8개월간 거래가 중지된 신라젠은 지난 18일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번 한국거래소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정에는 영업 지속성이 가장 문제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 기심위의 신라젠의 상장폐지 결정에 오는 24일까지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되는 오스템임플란트과 다음달 9일 열리는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는 코오롱티슈진의 주주들 또한 긴장하고 있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성분 논란으로 판매 중지 명령을 받은 코오롱티슈진은 2019년 5월부터 2년 8개월 간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아울러 최근 셀트리온의 회계감리와 관련한 안건이 19일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에 상정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셀트리온 3형제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4거래일 연속 일제히 하락한 바 있다. 셀트리온 3사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사 결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발생하면 거래가 정지된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최종 회계 위반으로 결론이 날 경우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심사가 개시되며, 이때 회계 위반의 고의성이 핵심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종 조치안은 감리위원회 심의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처 확정될 예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최종 의결까지 5개월가량이 소요됐었다”고 전했다.
상장에 차질 생길까 불안한 새내기 후보들
한편,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 예비 새내기 후보들도 각종 대형 사건의 영향으로 상장 승인이 늦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이번 사건들이 상장 승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신규 상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바이오기업은 20개사 정도다. 한국거래소에서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만 10곳에 달한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연구 중인 디앤디파마텍,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 중인 샤페론과 아리바이오, 코로나19치료제 후보물질을 연구하는 이뮨메드 등이 예비 심사를 받고 있다.
폐암과 유방암, 자가면역질환 분야 표적치료제 신약 개발 기업인 보로노이는 지난 1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보로노이는 누적 글로벌 기술수출 규모가 2조원대에 달한다. 지난해 8월 30일 심사를 청구한 이후 승인까지 약 5개월의 기간이 소요됐다. 기업의 상장자격에 대해 평가하는 예비심사는 통상 45영업일이 걸리나 보로노이의 경우 다소 심사가 길어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바이오기업들의 상장 승인 심사 기간이 다른 업종에 비해 1~2개월가량 더 길어지는 편”이라며 “다만 이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이해가 쉽지 않아, 사업 가능성이나 매출 성장성 여부 등 조사할 사항이 많고 전문가의 분석, 회의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별히 이번에 불거진 이슈들로 인해 심사가 더 지연된다거나 내부통제시스템과 관련해 엄격한 평가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어두운 분위기 아랑곳할 종목은
논란이 되는 기업들과는 별개로 현 시점을 제약바이오 업종을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보는 의견도 나온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 금리인상이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올해도 금리인상은 지속될 전망으로 업종 전반 센티멘털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금리인상을 비롯해 여러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다면 센티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업종 전반에 대해 오히려 저가매수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천 종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종목으로 덴티움,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등도 꼽고 있다. 이주 들어 지난 20일까지 덴티움은 2.31% 올랐다.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외수출계약 호재에 같은 기간 각각 8.97%, 10.3% 급등했다.
원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덴티움은 4분기 793억원의 매출과 179억원의 영업이익 등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 시현될 것으로 기대되나 과도한 저평가 구간에 머물고 있다”며 “최근 중국 내 임플란트 포함 의료용 소모품 대량집중매입 발표 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나 덴티움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전망으로 해당 이슈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씨젠의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 기준 7배로 글로벌 동종기업이 22배인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저평가”라며 “코로나 관련 매출 급감과 이로 인한 실적둔화 가능성은 적으며, M&A 모멘텀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4분기 실적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올해 실적은 3건의 대형 계약건이 공시된 가운데 상당한 반전을 보일 것”이라며 “그동안 레퍼런스가 없던 글로벌 최대시장인 북미지역에서 3천억원대의 계약을 성사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주가 리레이팅 요소를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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