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가이드 염재인 기자] 강성두 영풍 사장은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인수 시도'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이유로 "진흙탕 싸움으로 보이기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 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1대 주주 자리를 MBK에 양보한 것에 대해 "장씨, 최씨 가문 간 경영권 쟁탈전처럼 보이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러 대안을 고민하다가 MBK에 손을 잡고자 제가 제안했다. 여러 옵션을 생각 안 했던 것은 아니다. 직접 공개매수를 할 수도 있었다. 저희가 보유한 자산이 있으니까 안 될 이유는 없다"며 "하지만 영풍은 그룹 지주회사격 회사라 그룹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이유는 고려아연은 집안 몇몇이 경영을 나눠서 할 만큼의 회사 규모를 넘어섰다. 이제는 좀 더 글로벌한 경영 감각과 능력, 비전을 갖고 있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는 게 맞다"며 "거기에 MBK가 동의했고 경험과 인력 풀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영풍의 현재 경영진이 고려아연을 앞으로 더 키워나갈 만한 역량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고려아연의 '자기주식취득 가처분 신청' 관련 질문도 나왔다. 영풍은 지난 19일 고려아연 이사회가 공개매수 기간 중 자기주식 취득을 하지 못하게 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성훈 베이커맥켄지앤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는 '해당 자기주식 취득에 대한 법률 위반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고려아연은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자의) 특수관계인으로 공개매수 기간 중 자기주식 취득은 법률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공개매수 전 형성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하면 (공개매수 종료 이후) 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해를 볼 게 뻔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강 사장은 자사주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와 우리는 고려아연이 현재 보유한, 또 미래에 취득할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하기로 합의했다"며 자기주식과 관련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최 회장은 취득 자사주를 자신을 비롯한 경영진에 성과급으로 보태려고 한다. 저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이 (최 회장이) 제3자에게 매각해 또 다른 우호세력을 만들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최 회장 측은 차입까지 해서 자사주를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소각할 것인지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몰아세웠다.

최 회장의 대항 공개매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 회장 측이)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수밖에 없고 그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기는 저희처럼 구조가 잘 안 나온다"고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의 지분율이 낮아 거래 구조를 짜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MBK파트너스의 손을 잡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율이 33%에 달하는 최대주주인 반면,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16%에 불과하다.

고려아연이 주장하는 '해외 매각설'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제중 부회장은 지난 24일 열린 '임직원 기자회견'에서 "누구한테 팔겠나. 모든 비철금속 생산을 중국이 바란다"며 해외 기술 유출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 사장은 "저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MBK파트너스 역시 고려아연이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앞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며칠 전 금속노조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만약 공개 매수가 끝나서 주요 주주가 되면 울산에 내려가 고려아연 노동조합 분들이 걱정하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직접 드릴 것"이라고 피력했다.

앞서 고려아연 측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제중 부회장의 발언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 당시 경영권이 영풍·MBK 측으로 넘어가면 '자신을 비롯한 고려아연의 임직원들은 현 경영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강 사장은 "이제중 답지 않은 발언을 했다"며 "정말 회사를 사랑하신다면 누가 들어오든 '나와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회사를 지키겠다'고 말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공개매수가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로선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면서도 "이 부담은 전부 MBK가 갖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