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TV 김현일 기자] 볼보의 최고 인기 모델이자 스테디셀러,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슬롯머신 무료 게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인 ‘슬롯머신 무료 게임 리차지’(Recharge)를 만났다. 지난 2021년에 출시된 2세대의 2024년형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제품으로, PHEV인 만큼 휘발유를 주입하거나 전기 플러그를 꽂아 전력을 충전하는 2가지의 방식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얼마 전 2025년형이 나온 마당에 구형 모델을 리뷰하게 돼 좀 그렇지만, 그 변경점이 연료 효율 및 연비 향상 정도에 그치는 만큼 가솔린(혹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과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 이를 통해 볼보가 전동화 시대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에는 충분할 듯하다.

한국에서도 참 인기가 많은 슬롯머신 무료 게임. 볼보의 다른 모델들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볼 때마다 ‘무난하지만 무난하지 않은 디자인’이 인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번 2세대 모델을 디자인한 것이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 씨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평범한 듯하지만, 요소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결코 얕볼 수 없는 멋과 기품이 있다. 큼직한 은빛 그릴과 이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볼보의 아이언 마크 엠블럼, 망치 머리가 연상되는 헤드라이트와 독특한 모양의 휠 등이 다소 잔잔할 뻔한 디자인에 ‘악센트’(강조) 역할을 너무나도 잘 해준다.

실내 디자인에도 특유의 정갈함과 클래식함이 섞여 있는데, 내장재가 최고급이라곤 볼 수 없지만 품격을 더하려고 한 기색이 역력하다.
센터페시아 중심부 등에 사용된 다소 저렴해 보이는 나무 소재나 플라스틱 재질, 일부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 등은 아쉽긴 하나, 100년 전통의 스웨덴 유리 공방 오레포스(Orrefors) 사(社)의 크리스탈 기어 노브나, 시트에서 도어 트림의 손잡이까지 뻗어있는 가죽 소재의 포근함과 편안함은 이 차가 나름의 위엄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편의 기능은 굉장히 한국 친화적이다. ‘티맵’(TMAP) 내비게이션과 자동차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오토’(NUGU Auto)의 조합, 카오디오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스피커와 연동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는 사용자가 스마트폰 연결 없이도 차량의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끔 해 준다. 강도가 엄청나게 강하진 않지만 1열 마사지 기능도 있다. 그 외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다양하진 않은 편.

내부 공간은 일반적인 중형 SUV들과 공간 자체는 비슷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몸에 꼭 맞는 듯한 느낌이 든다. 2열의 경우 174cm 성인 남성 기준 다리 공간(레그룸)은 주먹 2개~2개 반, 머리 공간(헤드룸)은 주먹 1개에서 1개 반 정도가 남는다. 주행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전고를 낮춘 느낌인데, 이 또한 볼보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법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역시 볼보 아니랄까봐 주행감도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가솔린 모델의 주행감에 전기차와 흡사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특징을 더해 한층 부드럽고 정숙함이 느껴진다. 소음 저감 설계가 잘돼 있기도 하지만, 애초에 가솔린 모델을 전동화 제품으로 전환을 잘 한 케이스라는 생각이 든다.

브레이크 페달은 꽤 민감한 편인데, 밟으면 제동을 부드럽게 한 차례 추가로 걸어주는 느낌이라 정말 부드러운 정차가 이뤄진다. 가속 페달은 매우 가벼운 편이며, 운전대(스티어링 휠)역시 가볍고 민감성이 좋은 타입이라 돌리는 대로 바로바로 움직여 준다. 회생제동 모드인 B단의 경우 충전 기능 자체는 잘 작동하는 인상이지만 가속 페달로 가·감속을 조절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정도는 아니다.

드라이브 모드의 경우 총 5가지(하이브리드·파워·퓨어·오프로드·콘스탄트 AWD)로 도심형 모델치고는 다채롭다. 모터와 엔진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모드를 비롯해 출력이 높아져 감도가 조금 더 묵직하고 섬세해지는 ‘파워’ 모드(스포츠), 모터만 사용하는 ‘퓨어’ 모드(EV), 4륜 구동 모드인 ‘콘스탄트 AWD’, 험지에서 40km/h 미만의 속도로 이동할 때 사용 가능한 ‘오프로드’까지.

오프로드와 콘스탄트 AWD를 제외한 모드들을 활용해 보면 다시금 정숙성에 대한 볼보의 신념, 혹은 집착 같은 것이 느껴진다. 전기차 수준으로 조용한 퓨어 모드는 물론, 하이브리드 모드나 파워모드에서도 예상했던 것만큼 시끄럽지 않아 놀랍다. 아쉬운 점은 조작 방식이 이전 세대처럼 물리 노브가 아닌 시스템에 들어가서 바꾸는 식으로 변했다는 점인데, 원가절감을 위한 선택으로 보이나 사용성 면에서는 명백한 다운그레이드다.

PHEV답게 엔진을 강제로 회전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도 가능한데, 많이 시끄러워지긴 하나 토요타나 지프 등 다른 PHEV만큼 미친 듯이 엔진을 돌리는 타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정숙성 면에서도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한 선에서만 충전모드를 활용할 수 있게끔 세팅이 된 것 아닌가 싶다. 충전량은 5분 정도 지나면 1km를 퓨어모드로 달릴 수 있는 전력이 마련된다.

출력의 경우 기본적으로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해야 하는 PHEV 모델이어서 그런지 강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공차중량이 2160kg로 최소 1875kg인 가솔린 모델 대비 300kg가량 무거운 만큼, 손해를 보는 부분이 없진 않은 듯 하다. 마력은 317ps로 가솔린 모델의 250ps 대비 26.8%가량 높지만, 실제로 몰아보면 가볍다기보다는 묵직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PHEV가 되면서 붙은 2000만원, 충분한 값어치 할까?
허나 가솔린 모델 대비 최대 2000만원이 비싸다는 점은 소비자들에게 이 모델의 구매를 망설이게 만들 가장 큰 포인트가 될 듯하다. 안 그래도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와 달리 PHEV가 찬밥 신세라는 점에서 더더욱. 6000만원 중반대에 구매 가능했던 차가 무려 9000만원에 육박하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 차와 가솔린 모델은 아예 다른 차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앞서 설명했듯 안정적이고 탄탄한 주행감이 한층 향상되는 면이 있고, PHEV라는 점에서 연비도 한층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 차의 공인 복합 전비 및 연비는 3.3km/kw(킬로와트) + 11.4km/ℓ로 가솔린 모델(9.3~9.8 km/ℓ) 대비 크게 늘어난다. 18.8kWh(킬로와트시) 용량 배터리로 퓨어 모드 활성화 시 최대 61km를 주행 가능한 만큼 그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

또한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슬롯머신 무료 게임 가솔린 모델에 한해 중국 청두 공장에서 만들어 일부 수입된 부분이 있다는 점 역시 걱정되는 부분이나 이 또한 크게 염려하진 않아도 될 듯하다. 중국 생산분은 이미 수입이 종료됐고, 애초에 PHEV 모델은 스웨덴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비록 볼보가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 산하에 속한, 이른바 ‘중국 브랜드’가 되며 이전만큼의 신뢰를 받고 있진 못하나, 안전을 중시하는 브랜드 가치가 급락하지는 않은 만큼 ‘아직은 살 만 하다’라는 평가를 할 수는 있어 보인다. 특히 PHEV 모델의 경우는 더더욱.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기차는 물론, PHEV 라인업까지 상대적으로 잘 갖추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전동화 시장에서 볼보의 상승세가 시장의 기대치를 무난하게 상회할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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