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슬롯 슬롯시티 김현일 기자] 8월 수입차 업계를 둘러싼 가장 큰 화두는 벤츠, 그리고 전기차였습니다.
지난달 초, 인천광역시 청라의 한 아파트에 주차해 놓은 전기차 EQE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브랜드는 물론, 전기차 그 자체에 대한 불신이 빠르게 번졌기 때문이죠. 많은 이들이 큰 폭의 판매량 하락을 예상했는데, 과연 그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업계에서도 관심도가 높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수입 승용차 등록 대수는 총 2만2263대로 전년 동기의 2만3350대 대비 4.7% 감소했습니다. 대신 7월과 비교하면 1.3% 증가한 모습입니다.
이 중 벤츠는 5286대가 판매되며 총 23.74%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비록 지난 7월에 이어 BMW(5880대, 점유율26.41%)에게 1위 자리를 뺏기긴 했지만 최근의 화재 사고를 생각하면 전혀 아쉽지 않은 성적일 듯합니다. 오히려 지난 7월보다 판매량이 21.0%가 늘었거든요.
이는 지난달 대비 판매량이 무려 50% 가까이 상승한 대표 모델인 준대형 세단, E클래스 덕분입니다. 8월 총 2237대가 판매되며 7월 대비 판매량이 48.6%가 증가했습니다. 이 외에도 GLC(810대, 29.4%), CLE(470대, 6.1%), S클래스(328대, 7.5%), A클래스(119대, 63.0%) 등의 모델들이 전월 대비 판매량이 오르면서 상승세를 뒷받침했습니다.
역시, 내연기관 명가로서 벤츠의 ‘클래스’는 죽지 않았다는 것일까요. 비록 수입차들은 매달 국내에 들여오는 물량이 들쭉날쭉한 면이 있어 일시적인 증가일 수도 있지만,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제품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가 있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도 고무적입니다.
아, 물론 전기차 제품군은 대부분 판매량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문제의 모델’인 EQE는 39대가 판매되며 지난달 대비 판매량이 48.7% 하락했고, EQA는 43대(52.2% 하락), EQS는 28대(26.3% 하락) 판매에 그쳤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애초에 전기차 모델 판매량 자체가 많은 것은 100대, 혹은 두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적었던 탓에 전체 판매량에 타격은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수입차 업계에서도 전기차 판매량 감소세... 설마 포비아 영향?
그렇다면 테슬라를 비롯한 다른 전기차들의 판매량은 어땠을까요. 일단 이번 달만 놓고 봐서는 국내에 퍼지기 시작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의 여파가 꽤 커 보이긴 합니다. 최근 국내 브랜드들이 기존 대비 저렴한 보급형 전기차를 내놓음에 따라 수요가 그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말이죠.
우선 테슬라는 총 2208대를 판매해 9.92%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순위는 그대로지만, ‘쌍두마차’인 모델 Y와 모델 3의 판매량이 지난달 대비 각각 25.1%(1215대), 12.7%(921대) 꺾이며 꽤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다만 수입 물량 감소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판매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4위에 자리한 폭스바겐인데, 총 1445대의 판매량 중 전기차인 ID.4가 63.0%(911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모델은 무려 지난달 대비 판매량이 156.6% 상승하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판매량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최근 ID.4 프로 트림(2023년형) 2000여대에 한해 1386만원의 파격 할인을 진행한 덕분에 얻은 일시적인 판매량 상승세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ID.4는 지난 5월부터 소프트웨어 및 전조등 문제로 출고가 중단된 뒤 7월 22일부터 판매가 재개되며 할인 혜택을 부여받은 바 있습니다.
실제로 할인 공세에 의한 판매 상승세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 테슬라를 비롯해 7위를 기록한 아우디(1010대, 4.54% 점유율)의 중형 전기 SUV ‘Q4 이트론’을 비롯해 BMW의 i·iX 시리즈 등 대부분의 전기차가 판매량 하락세를 면치 못했거든요. 프로모션이 없었던 시기에도 판매량이 그리 높지 않았던 모델임을 감안했을 때, 할인 적용 재고가 모두 소진될 경우 이전의 판매량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반등하는 하이브리드에… 꿈틀하는 렉서스·토요타
자동차의 친환경화 움직임이 거센 만큼, 전기차의 하락은 곧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상승세로 이어집니다. 해당 파워트레인의 대표주자인 렉서스, 그리고 토요타의 판매량 반등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이유죠.
실제로 렉서스는 그간 꾸준히 볼보에게 밀렸던 순위를 역전해 내며 5위에 안착했습니다. 지난 8월 한달간 총 1355대를 판매해 6.09%의 점유율을 기록, 6위 볼보와 110대가량 판매량 격차를 벌렸습니다.
이는 지난 7월 대비 22.3%, 전년 동기 대비 24.2% 상승한 기록으로, 8월 22일 출시 이후 단 일주일여 만에 151대가 판매된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 ‘UX 300h’의 선전 덕분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8월까지의 렉서스의 누적 판매량이 아직 볼보에 1000대가량 뒤지는 가운데, 남은 4개월간 이를 뒤집고 순위 상승을 이뤄낼 ‘반전의 카드’가 될 수 있을지가 기대됩니다.
8위 토요타의 경우 지난달 900대로 전월 대비 소폭(6.4%) 상승한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판매량이 22.8% 뛴 데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 역시 17.8%로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만큼 긍정적인 지표를 가져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또한 토요타는 올해 누적 판매량 상승세를 가져가고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상위 10개 브랜드 중에서는 테슬라를 제외하곤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 중이죠. 비록 지난해 12월 출시한 프리우스의 인기가 기대 이하인 점은 아쉽지만, 핵심 모델인 RAV4(라브4)를 필두로 캠리, 시에나 등 상위 모델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앞으로도 잔잔하게, 하지만 꾸준하게 판매량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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