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슬롯게임 콘텐츠 플랫폼을 강화했다. 지상파 3사,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 채널을 개설한 데 이어, CJ ENM 브랜드관을 신설하며 K-콘텐츠 수를 늘린 것이다.

[변윤재 기자] 인터넷슬롯게임(IP슬롯게임)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으로 즐기던 인기 콘텐츠들이 추가됨에 따라, 삼성전자의 슬롯게임 플랫폼 사업이 한층 탄력받게 될 전망이다.

24일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슬롯게임 콘텐츠 플랫폼인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에 CJ ENM 브랜드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최용훈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시청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신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와 편리한 감상 경험을 제공하며 국내 대표 FAST 서비스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뿅뿅 지구오락실' '신서유기8' '삼시세끼 어촌편5' '나의 아저씨'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CJ ENM의 인기 프로그램 17개를 한 눈에 확인, 시청할 수 있다. 특히 '뿅뿅 지구오락실'에 나온 게임이나 댄스가 유튜브 숏폼을 통해 MZ세대 사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착안, '모음집'이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편성했다.

슬롯게임 조선 채널도 이번에 새롭게 개설됐다. '국가가 부른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스타다큐 마이웨이' 등 슬롯게임조선의 대표 콘텐츠들을 시청할 수 있다.

기존 채널들 역시 최신작과 인기작이 추가됐다. MBC의 경우, '검법남녀2' '심야괴담회' '그녀는 예뻤다' '아빠! 어디가?'를 서비스 하며, MBN의 '나는 자연인이다'와 '돌싱글즈'도 제공된다. JTBC 'SKY 캐슬'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등도 다음달 중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를 통해 서비스 된다. '고독한 미식가' '심야식당' 같은 미식드라마와 '뽀요슬롯게임' 또한 이번에 추가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슬롯게임 조선 채널 신규 런칭으로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는 국내 FAST 서비스에서는 유일하게 지상파 3사와 종편까지 선보이게 댔다"면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 신규 채널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로고에 'New' 표시를 하고 있다. 올해 신형 삼성 스마트 모니터를 사용할 경우, 리모컨 외에 마우스로도 채널과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는 영화·드라마·예능·뉴스·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채널형 무료 비디오 서비스다. 지난 2015년 첫 도입 이후 전 세계 24개국에서 2000개 이상의 채널을 운영 중이다.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다. FAST는 실시간 슬롯게임처럼 방영되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다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케이블슬롯게임에서 프로그램들이 연달아 방영되는 것과 비슷하다"며 "OTT처럼 특정 콘텐츠의 일부분만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방송 앞뒤나 중간에 붙은 광고를 보면 유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유료 케이블슬롯게임 비용이 워낙 비싼 데다, 넷플릭스 등과 같은 OTT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FAST는 외국, 특히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FAST 플랫폼 시장은 2019년 2억달러에서 올해 63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FAST 콘텐츠에 삽입되는 광고는 실시간 슬롯게임처럼 건너뛸 수가 없다. 광고 노출 효과가 더 커지는 셈이다. 시청 콘텐츠의 장르, 이용자의 취향, 선호 콘텐츠와 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기능을 적용하면 맞춤형 광고도 가능하다. 타깃팅이 정교해지면 광고주가 원하는 매출 목표를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 FAST 광고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료 케이블 서비스 등을 해지하는 '코드커팅'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경우, 2025년 60억달러 수준의 FAST 광고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같은 슬롯게임제조사 입장에서도 FAST 시장은 탐나는 분야다. 슬롯게임 업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구작도 활용 가능해 콘텐츠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슬롯게임에 익숙한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슬롯게임 교체 수요 발생도 기대효과로 꼽힌다. 광고 수익은 기본, 삼성 슬롯게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강화하고 고부가 프리미엄 슬롯게임 판매까지 챙길 알짜 사업인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모바일과 스마트 모니터에 탑재한 데 이어 패밀리 허브 냉장고 일부 제품에 넣어 연동 기기를 확대했다. 계정에 로그인하면 모든 기기에서 즐겨 찾는 채널, 최근 시청 콘텐츠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가시성을 높인 로고와 어두운 색상을 적용, 사용자 환경을 개선했다.

공을 들인 덕분에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는 순항 중이다. 4억6500만대 이상의 삼성전자 슬롯게임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중인데, 지난해 이미 누적 시청시간이 30억시간을 돌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배 가량 성장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슬롯게임 플랫폼 사업을 더 키울 계획이다. 김상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슬롯게임를 더 많이, 자주 판매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슬롯게임에 얹어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삼성 슬롯게임 플러스를 통해 FAST 시장에서 입지를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슬롯게임는 교체 주기가 길고, 경기에 따라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한다. 원자재나 물류비 등이 뛰면 영업이익도 줄어든다"면서 "슬롯게임 플랫폼은 매달 꾸준히 광고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축적된 사용자 데이터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슬롯게임제조사들이 FAST 관련 사업을 키우는 이유"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FAST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LG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서 29개국에서 2900여 채널을 운영 중이다. 이용자 수도 4800만명을 넘어섰다. 덕분에 광고 매출을 쏠쏠하게 올렸다. 조주완 사장은 "2022년 슬롯게임 광고 매출이 2018년 대비 10배 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