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한일 관계에서 전경련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고 책임이 막중하다. 한일관계의 변화가 피부로 느껴질 수 있도록 전경련이 많이 역할해주길 부탁한다."

[변윤재 기자] 지난 15일 전국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인연합회(전경련)를 찾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 같이 말하며 '보다 적극적인 액션'을 당부했다. 이에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은 "대통령께서 한일·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기업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훨씬 넓혀놨다. 이런 기회에 당정이 좀 더 힘을 합쳐서 기업이 뛸 수 있도록 해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화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여당 대표와, 재계 주요단체인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의 만남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전경련이 약속한 '쇄신'을 고려하면 다소 '우려스러운 장면'이라는 지적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전경련은 친정부·친여당 행보가 두드러진다. 여당 대표와 정책간담회를 통해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정부의 외교·통상·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 정책에 대해 신속하게 논평을 내놓고 한미동맹 70주년, 한미 정상회담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사절단 성과 등을 주제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의 기조와 각을 맞추는 보고서도 증가했다. 지난 2월 23일 발전안(뉴 웨이 구상)을 발표한 뒤 정책 제언, 인식조사, 논평을 제외한 보고서는 30여건, 이 가운데 8건이 한일·한미 공조체제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정부의 정책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시간문제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정치인 출신의 직무대행을 임명한 자체가 '정치적 해법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었다"면서 "전경련이 밝혔던 쇄신안도 사실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재창립 수준의 혁신'을 내걸고, △국민 소통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의 3대 방향에서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는 변화를 약속했다. 한국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연구원(한경연)의 싱크탱크 기능 강화 △회장단이 전면에 나서는 위원회 중심 분권형 책임경영 △윤리지침 제정 △사무국 체질 개선 등도 꾀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시장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와 자유민주주의 외에 전경련의 활동 방향성을 어떻게 정립하고 위상을 강화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한국판 워렌 버핏과의 점심'으로 불리는 갓생한끼, 청년자문단 위촉 이상의 아젠다를 제시하지 못한 것이다.

기대했던 4대 그룹의 복귀도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2월 "국민들로부터 지지 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 뿐만 아니라 기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경련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4대 그룹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질하기도 했다. 하지만 4대 그룹은 여전히 전경련과 거리두기를 계속하고 있다. 전경련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회원사로 재가입하는 건 별개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4대 그룹은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단체연합회(게이단렌)과 약 10억원(1억엔)씩 출자하는 기금은 한일 간 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청년층 등 미래세대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한미일 삼각공조 체제를 통헤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 안보를 공고히 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힘을 보태게 된다.

김 직무대행은 "회원사가 아니라도 가능하다"며 참여를 요청했지만, 4대 그룹은 기금 출연을 결정하지 못했다. 4대 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금 출연은 곧 회원사 복귀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지금 전경련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전경련의 역할을 생각하면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4대 그룹에선 전경련의 거듭되는 '구애'를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가 읽힌다. 미래 파트너십 기금은 정부의 외교정책을 측면지원하는 성격이 강한 데다, 일제 강제 징용 배상을 대체하는 성격이 강해 국민적 반감이 적지 않다.

정략적 의도가 있는 기금에 출연했다가 2016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과 석방을 반복했고, 현재도 경영권 승계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그룹의 총수가 청문회까지 불려가서 망신을 당했고, 삼성은 옥고를 치렀다"며 "정권이 바뀌면 불가피한 선택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됐기 때문에, 기금 출연을 하더라도 '성의 표시'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직무대행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다. 윤석열 캠프 출신의 김 직무대행의 합류를 우려했던 목소리를 잠재우려면 성과를 내야 한다. 앞으로 3개월 동안 전경련의 위상을 재계 맏형과 비등한 위치까지 올려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정파적 행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김 직무대행이 '정치적 관점'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전경련은 정부 여당과의 관계를 활용, 존재감을 다시 키우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에서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사절단을 구성하고,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같은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행사를 주도했다. 특히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계기로 한일관계 복원의 선봉장을 맡았다.

그렇다 보니 전경련의 위상 회복과 별개로 4대 그룹 복귀는 불발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 준법경영,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면서 4대 그룹은 일정 액수 이상을 집행할 경우 이사회 승인을 거치고 있다. 부정적 굴레가 덧씌워진 전경련에 매년 수백억의 회비를 납부하는 데 이사회가 동의할지 미지수다. 더욱이 정경유착 탈피에 대한 전경련의 노력을 체감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전경련이 아니라도 그룹별 소통채널이 가동되는 점도 복귀를 지연시키는 이유로 꼽힌다.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정책은 대한상공회의소, 노사관계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활용할 수 있다. 국내외 대관인력을 보강해 그룹의 입장을 전달할 통로 또한 다각화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전경련이 더 이상 매력적인 카드가 아니라는 점이다. 슬롯머신 무료게임 저액 배팅단체로서 전문성과 경쟁력이 훼손됐다. 대기업의 이익단체 성격이 강해 특정 집단의 반발을 부른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 경영을 이식하고 기업의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그룹들이 선뜻 전경련과 손 잡을 수 없는 이유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전경련이 조바심을 낼수록 스스로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 수 있다. 전경련만이 할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역할을 각인시켜야 한다"면서 "공급망 재편과 미중 갈등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산업계 현안에 대한 인사이트가 중요해졌다. 한경연의 싱크탱크 기능을 이전보다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