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내부 시스템이 안 되어 있어서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게 제일 부끄럽다."
[변윤재 기자]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수십명의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룬 취임 간담회에서 류진 신임 회장은 이처럼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류진 회장은 이날 전국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인연합회(전경련)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사실상 해체 수준까지 갔던 전경련의 위상 회복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재계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부응하듯 전경련이 기관명을 55년 만에 한국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인협회(한경협)으로 바꾸고, 한국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연구원(한경연)과의 통합을 통해 싱크탱크로 새출발을 선언했다. 기관의 연혁에 전환점이 될 역사적 자리에서 류 회장은 과오에 대한 후회를 드러냈다. 전경련을 향한 의혹의 시선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경련은 일단 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국민 신뢰 회복을 목표로 고강도의 윤리 체계를 내재화하고 정경유착 재발 방지를 위한 검열 시스템도 갖춘다.
다만 전경련을 향한 재계의 시선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큰 상황. 재합류를 결정한 4대 그룹조차도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언제든 발을 빼기 위해 한 발만 걸쳐놓은 모양새"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경련의 명예 회복과 4대 그룹의 완전한 복귀는 류 회장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약속'을 지키는지에 달린 셈이다.
한국형 CSIS 표방했지만…실현 가능성 '의문'
전경련은 22일 오전 임시총회를 열고 정관 개정을 승인했다. 정관 개정의 핵심은 기관명 변경과 연구기능 강화, 그리고 외연 확장이다. 한국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인협회(한경협)로 간판을 교체하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하기로 했다. 또 목적사업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사업,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등 지속가능성장 사업을 추가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싱크탱크로의 전환이다. 전경련은 한경연을 통해 대기업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 다만 한경연의 연구는 대기업에 집중됐다. 대기업 이익집단이라고 비판받은 이유다.
전경련은 한경연의 연구기능을 흡수하되, 지식 네크워크로 역할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적이 있다. 보고서 발간 외에도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교육, 인재양성 등을 국가·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산업의 비전과 전략을 다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류 회장은 전경련이 목표로 했던 것보다 더 나아간 형태의 싱크탱크를 구상 중이다. '국제통'인 자신의 인맥과 전경련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연구범위를 확대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해외 네트워크 활용해서 훌륭한 보고서를 많이 내려 한다"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의 협업을 예고했다.

또다른 변화는 윤리경영이다. 전경련은 사무국과 회원사가 지킬 윤리헌장을 공개했다. △정치·행정권력 등 부당한 압력을 배격 △윤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경영 △자유민주주의·시장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 확산에 진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대·중소기업 협력 선도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혁신 이끌며 일자리 창출 등이 포함됐다.
내부 통제 시스템도 구축한다. 윤리위원회 구성을 정관에 명시했다. 윤리위원회는 회비 외 회원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업을 심의·의결한다. 일정액 이상의 기금을 조성·집행할 때에도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단순한 준법감시 차원을 넘어 높아진 우리 국격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 기준을 세우고 실천하겠다. 투명한 기업문화가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류 회장이 강조했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윤리위 구성과 관계 설정, 외부압력을 차단할 방안이 현재로썬 불명확하다"며 "윤리위가 내부에 꾸려지면 조직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제2의 국정농단 사건을 막기엔 부족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한국형 CSIS라는 지향점 역시 의견이 분분하다.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미국 헤리티지재단, 일본 게이단렌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두 기관 모두 보수적 성향을 짙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헤리티지재단은 미국의 정치,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 외교, 국방, 아시아 등 자국 기업의 이해가 상충될 수 있는 영역에서 정책 개발을 하고 있다. 공화당의 브레인 역할을 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 받았다. 개인, 기업 등으로부터 받는 기부금으로 운영되지만, 장기 후원자가 상당하고, 규모 또한 수천만달러에 이른다.
일본 게이단렌은 전경련과 유사성이 많다. 게이단렌을 모델로 전경련이 탄생했을 뿐 아니라, 1990년대 정경유착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후 내부 개혁을 지속해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보수적이지만, 최저임금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는 유연한 시각을 보여주기도 한다.
반면 CSIS는 국방, 안보와 같은 대외정책에 보다 특화된 연구소다. 재계 싱크탱크를 표방하는 전경련의 지향점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국제통'인 류 회장을 배려하기 위해 방향을 튼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책 연구의 질을 담보하는 문제도 있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린 뒤 전경련의 회원사와 예산, 조직이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직원이 절반 이상 줄었는데, 한경연 인력들도 대거 빠져나갔다. 연구원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를 움직일 만한 양질의 결과물을 내긴 쉽지 않다. 하지만 류 회장은 "다른 기관과 협업하고 아웃소싱을 통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인력을 따로 채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외연 확대 측면에서도 아쉽다. 전경련은 2년 전 ESG 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젊은 피 수혈에 공들여왔다. 류 회장까지 나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지만, 흡족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류 회장은 "회장 수락 후 새 부회장단 영입을 검토했다"며 "서두르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훌륭한 분을 모시겠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IT·게임·스타트업·금융 같은 신성장 산업 리더들을 직접 설득했다. 그 결과, 2021년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이 서울상의 회장단에 합류했다.
가장 큰 우려를 받는 부분은 정치권과의 안전거리 확보다.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병준 고문은 여권과 밀접한 관계다. 상근부회장 하마평에는 외교부 관료 출신이 오르내린다. 류 회장은 "(김 고문은) 회장 대행을 했으니 예외적으로 맡았을 뿐, 정치인을 고문으로 쓰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며 "9월 둘째주께 상근 부회장, 윤리위원회 구성원 5명 등을 발표할 텐데 실망하지 않으실 거다"라고 했다.

"일단 지켜봐야"…4대 그룹 '절반의 복귀'
6개월 전과 비교해 여전히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경련의 '쇄신'은 4대 그룹을 끌어들이기 위한 명분이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경련은 '변화'를 이유로 한경연과 조직을 통합했는데, 재계에서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4대 그룹은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었다. 한경연과 통합하면 회원사 역시 자동 승계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4대 그룹이 복귀하는 모양새가 연출된다. 회비 등 회원사로서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입 절차는 필요하지만 전경련이 마다할 리 없는 그림이었다는 진단이다. 익명을 요구한 주요 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4대 그룹 복귀가 주는 상징성이 크다. 재계 대표단체로서 위상을 회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며 "전경련을 떠났던 기업들을 불러들일 수 있으니 전경련으로선 더 없이 좋은 그림"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경련은 노골적으로 4대 그룹의 복귀를 종용해왔다. 김병준 고문은 직무대행 시절 '4대 그룹 복귀를 희망한다'는 뜻을 수차례 내비쳤다. 이번에는 아예 한경연 회원을 승계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류 회장은 "(가입을) 유도했다기보다 필요에 의해 결론이 난 것"이라며 "이번에 4대 그룹이 못 들어오면 평생 못 들어오는데 (4대 그룹이) 굉장히 어려운 선택을 했다. 억지로 가입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4대 그룹 복귀를 위해 각 기업들과도 소통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오너들의 선친을 모두 알고 있는데, 그분들이 꾸려왔던 전경련의 초심을 찾아 국민이 존경하고 기대할 수 있는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단체를 만들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우리나라와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를 위해 다 같이 잘해 보자'는 것에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의 전언과 달리 4대 그룹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여론의 추이와 전경련의 혁신 여부를 지켜본 뒤 회장단 가입 등과 같은 활동에 나서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삼성은 독립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협약사들만 복귀를 결정했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 등 4개 계열사는 준법위 권고안을 전경련에 전달하고 '이를 어길 시 즉시 탈되'라는 조건을 달았다. 한경연 회원사인 삼성증권은 준법위와 협약을 맺지 않아 복귀가 불발됐다.
이와 관련, 준법위는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정경 유착행위 △회비·기부금 등의 목적 외 부정한 사용 △법령·정관을 위반하는 불법행위 등을 하면 즉시 탈퇴하라고 권고했다. 명칭을 불문하고 통상적인 회비 이외 추가적인 금전 제공도 준법위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또 매년 활동과 결산내용 등을 전달받아 준법위에 보고해야 한다.
준법위는 이미 삼성의 전경련 활동에 대해 '현미경 감시'를 예고한 상태다. 이찬희 준법위원장은 이날 정기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전경련이 정말로 정경유착의 고리였다는 과거의 폐해를 극복하고,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인들의 대표 단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삼성을 통해 철저한 준법감시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경유착의 오해가 있을 모든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삼성이 의지를 피력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다른 그룹들도 조건부 복귀를 선택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겠다"고 말해 가입 가능성이 높았다. 자동 승계를 받아들여 SK㈜,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는 전경련 회원사가 됐다. 다만 당분간 관망모드를 유지한다. 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전경련이 실제 혁신안을 어떻게 이행하는지를 보고 실질적 활동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LG그룹도 전경련의 실질적 변화를 검토하고 ESG 위원회와 주기적으로 소통한다는 전제 아래 가입을 결정했다. ㈜LG와 LG전자는 전날 ESG위원회를 열고, 내년 2월 정기총회까지 전경련이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전환'이라는 혁신안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면밀하게 살펴기로 했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LG 측에서 전경련에 제안·요청하고, 이러한 내용을 ESG위원회와 공유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치적 중립 유지를 위한 안전 장치 마련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역할을다하기 위한 준비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또한 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이 전경련에 복귀한다. 이달 말 계열사별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할 계획이다.
4대 그룹의 형식적 복귀 외에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반재벌 반기업 여론의 확대다. 진보 시민단체들은 전경련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면 4대 그룹의 재가입을 규탄했다. 참여연대는"한경협으로의 개명은 최소한의 반성도 없는 간판갈이"라며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은 재벌공화국으로의 회귀를 공식화한 것이자 국정농단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정의실천시민연합도 "전경련은 정경유착 비리가 터질 때마다 여러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면서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해산해 새 시대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단체로 재설립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전경련이 약속 이상의 '액셕'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게이단렌처럼 고강도의 자정을 단행해 위협요소를 스스로 제거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데일리임팩트에 "최첨단 기술의 확산으로 발전적인 상호융합이 필요한 시기"라며 "과거 불합리하고 불건강한 역사가 있었지만, 국내외 네트워킹과 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 현안 대응 등에서 전경련의 역할은 필요하다. 정치권의 유혹을 단호히 물리치고 순수 싱크탱크로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기업들로선 '만에 하나'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기업의 정도 경영을 유도하는 한편, 자유시장클래식 슬롯머신 무료게임의 관점에서 미래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전경련의 영향력을 키우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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