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새 수장 자리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올랐다.
[변윤재 기자] 7일 전경련은 오는 22일 개최하는 임시총회에서 기관명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변경하고 류 회장을 새 회장으로 기관장으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류 회장에 대해 "세계 무대에서의 경험, 지식, 네트워크가 탁월한 분"이라며 "새롭게 태어날 한국경제인협회가 세계적 싱크탱크이자 국내외에서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줄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과 서울국제포럼 부회장,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 한국펄벅재단 이사장,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회 이사, 제19대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금탑산업훈장과 국민훈장 모란장,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전경련에서는 2001년부터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당초 전경련이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재계 상위 그룹 총수가 수장을 맡아주길 바라왔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빼앗긴 '재계 대표단체' 타이틀을 가져오기 위해서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 이후 전경련을 탈퇴했던 4대 그룹 측에서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경련이 쇄신을 약속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없어 복귀 명분이 약했던 탓이다. 정경 유착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4대 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복귀를 하게 되면, 수십억원의 '가입비'와 회비를 내야 하기에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면서 "ESG 경영, 특히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다각적인 고민이 이뤄지는 현 상황에사 대기업 중심의 이익집단의 성격이 강한 전경련에 재가입해야 하는지를 놓고 회의적인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게감 있는'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전경련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이사회 의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모두 고사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장 겸 미래발전위원장을 수락하는 대신, 회장직은 거절했다. 전경련의 바람과 달리 마땅히 수장을 맡을 인물이 없었던 셈이다.
류 회장은 재계에서도 손꼽히는 '미국통'. 현재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재계에서의 중량감을 크지 않지만, 대안이 마땅히 없는 전경련으로선 향후 방향성을 고려해 류 회장을 내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로 미국과 밀도 높은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과도 셔틀 외교 정상화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국내 관련 산업 생태계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한미일 삼각동맹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민간 부문을 기반으로 다각적인 협력을 끌어내는 데 전경련이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전경련이 기관 부활의 희망을 갖게 된 것도 지난 4월 미국 국빈방문 당시 양국 경제계 가교 역할을 매끄럽게 수행한 영향이 컸다.
다만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완전히 손을 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김 직무대행이 고문을 맡아 전경련에 남을 수 있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류 회장이 '외부 네트워킹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이에 기관 쇄신 작업을 지속하고자 정무적 감각을 지닌 김 직무대행을 고문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회장 추대 외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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