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K-푸드, 한식의 글로벌 성장세가 코로나 팬데믹에도 심상치 않다. 날로 강해지는 한국의 소프트파워에 힘입어 한국 식음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세계화 작업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김성아 기자]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5.1% 증가한 113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초 100만달러 선을 넘었다. 2020년 이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던 식품업계는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이 역성장을 할 때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가능성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한국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에 대한 관심도도 함께 높아진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며 “수출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제품 등까지 포함하면 K푸드의 해외 매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귀띔했다.

글로벌 생산 각광...‘현지화’로 세계인 입맛 사로잡는다

최근 식품업계의 화두는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다. 코로나19로 더뎌졌던 글로벌 거점 확대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대상은 최근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LA(로스앤젤레스)에 총 대지면적 3000평 규모의 김치 공장을 완공했다. 해당 공장은 연간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을 갖춰 2025년 미국 현지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목표를 이룰 선봉장이 될 전망이다.

이번 LA공장은 단순히 미국 현지 거점 마련에 그치지 않는다. LA공장에서는 전통 김치는 물론 글루텐프리, 비건 등 미국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김치 10종이 생산된다. 대상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공장 가동으로 미국 내 종가집 김치 영업활동은 물론 생산, 유통, 판매관리의 효율성 측면 개선을 기대한다”며 “현지에서 소비자 니즈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제품 신선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베트남 키즈나공장도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은 총 1만500평 규모의 키즈나 공장을 27일 본격 가동시켰다. 키즈나공장은 ‘글로벌 생산→글로벌 수출’ 모델이 적용된 첫 해외 제조 기지로 현지에서 생산은 물론 다른 해외 인접 국가로 곧바로 공급하는 글로벌 수출 첨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키즈나공장은 처음 설계할 때부터 할랄 전용 생산동을 갖췄다. 베트남 인근 인도네상,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국가 수출을 대비해 무이(MUI)와 자킴(JAKIM)등 인증을 통과해 할랄 시장 공략의 중추 역할을 맞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키즈나공장은 CJ제일제당의 아태·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토대 마련의 의미를 갖는다”며 “K-푸드 해외 확산의 추진력을 더욱 높이고 글로벌 종학식품회사라는 비전 달성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빵·두부 등 종주국 진출도...달라지는 K-푸드 포트폴리오

K-푸드는 단순 한국 전통음식이라는 의미에 그치지 않고 ‘한국이 만든 식문화’라는 의미에서 세계인에 다가가고 있다. 이에 빵이나 두부 등 한국이 원조가 아닌 식품 분야에서도 각광을 받고 심지어는 종주국 진출까지 단행하고 있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빵 종주국인 프랑스와 미국에 진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SPC그룹은 2005년 미국에 파리바게뜨를 처음 진출한 이후 동부와 서부에 걸쳐 100여개에 가까운 매장을 열었다.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도 이미 진출했다. 2014년 파리 1구역에 위치한 파리 1호점에 이어 지난해 생미셸 2호점을 오픈했다. 단팥빵, 소보로빵 등 한국빵을 ‘코팡(KOPAN)’이라 이름 지어 프랑스인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SPC그룹은 최근 프랑스 사업 확대를 위해 프랑스 서부 지역 노르망디에 제빵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범프랑스권이라고 할 수 있는 캐나다에도 법인을 설립하며 북미시장 확대에 신호탄을 쐈다. SPC그룹은 올해 토론토, 퀘벡, 몬트리올, 밴쿠버 4대 거점을 중심으로 가맹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풀무원은 두부종주국인 중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풀무원은 중국시장 진출 10년 만에 두부 및 파스타 매출 호조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풀무원 중국법인인 푸메이뚜어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1%의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 2020년에는 흑자 전환에 더불어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풀무원은 성장세에 힘입어 중국에서의 영역을 더욱 넓힌다는 계획이다. 풀무원은 지난 3일 베이징 핑구 공장 부지에 베이징 2공장을 준공해 생산라인을 확대했다. 두부 생산능력만 연간 1500만모에서 6000모로 4배 확대되며 중국 전역에 대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풀무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2공장을 통해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 내 두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두부를 포함한 식물성 지향 식품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향후 충칭, 상하이 등 남방지역에도 HMR 생산 기지를 건설해 중국 시장 내 성장세를 가속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