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의 조직 슬림화 바람이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행원의 도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AI행원 열풍은 올해 들어 일부 금융사들이 실제 영업점에 시범 운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 다운 김병주 기자] 올해도 영업점 축소 및 영업 인력 감축 등 업무 효율성에 기반한 금융 디지털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행원을 앞세운 주요 금융사 간 디지털 혁신 경쟁도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금융 서비스 및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 혁신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은행‧카드‧보험‧증권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사는 AI기반의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거나, 영업점 및 담당인력에게 AI를 활용한 각종 업무 툴을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에 주목받는 AI행원
다양한 AI기반 금융서비스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역시 ‘AI행원’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기반 은행원이다. 아직 실제 영업점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간단한 금융 상품 설명 및 추천, 금융 서비스 소개 등의 일부 업무에서는 이미 효용성을 검증받았다.
현재 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은 이미 AI행원을 일부 업무에 활용하거나, 활용을 위한 테스트 작업에 돌입했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AI행원 도입을 위한 개발 작업에 일찌감치 착수했다.
우선 KB국민은행은 AI기술을 활용한 키오스크 ‘AI은행원’을 여의도영업부, 여의도인사이트점, 돈암동지점 등 세 곳에 파일럿 형태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 여성 아나운서의 모습을 베이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은행원’은 ATM·STM 등 키오스크 사용법부터 △업무별 필요 서류 안내 △여·수신 상품 소개 및 추천 △금융 상식 등의 간단한 정보를 알려준다. 이 밖에 점포 근처 맛집, 카페 등 주변 시설 안내도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AI은행원을 시범 운영 중인 국민은행 여의도 인사이트점의 방기석 지점장은 데일리임팩트에 “국민은행의 AI은행원은 자체 개발한 금융 특화 언어 모델(KB-STA)’를 기반으로 고객의 질문에 최적의 답을 도출한다”며 “지속적으로 고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한 정보를 학습 시켜 기능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AI 기술을 활용한 업무 안내 서비스 기기인 ‘AI 컨시어지’를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65인치 디스플레이로 제작된 ‘AI 컨시어지’는 얼굴인식, 열화상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 등의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동일 기술 기반의 AI행원 서비스의 경우, 단순 응대와 같은 간편 서비스를 넘어 계좌이체, 증명서 발급 등 자주 발생하는 금융거래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NH농협은행은 AI행원을 DT전략부의 디지털R&D센터 소속으로 발령하는 이색 퍼포먼스로 주목받았다. 정이든·이로운 이라는 이름의 신입 AI행원은 영업점에서 방문 고객에게 상품을 안내하고, 모바일뱅킹 내 화상 상담 서비스를 구현하는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AI행원 도입은 디지털 시대에도 소외되는 고객이 없도록 하기 위한 현실과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첫걸음”이라며 “내부 직원 업무 보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지속될 ‘조직 슬림화’ 바람
이처럼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AI행원에 적극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디지털 전략, 그리고 변화해가는 금융환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대다수 금융사는 영업점 및 인력 감축을 통한 조직의 슬림화를 꾀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 제고, 나아가 디지털 혁신과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실제로 많은 시중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연초까지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데일리임팩트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4개사가 지난해 지출한 퇴직금(희망퇴직 포함)은 약 9260여억원이 수준이다. 신한금융이 26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2620억원), 하나금융(2150억원), 우리금융(1810억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체 퇴직금 중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곳은 각 지주사의 은행 계열사였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퇴직금은 1840억원으로 지주사 전체의 60%이상을 차지했다. 신한은행도 1280억원의 퇴직금을 지불하며 신한금융 전체 퇴직금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이 역시 최근까지 이어진 ‘희망퇴직 릴레이’의 여파로 분석된다. 은행업계의 경우, 디지털 금융화를 위한 영업점 감축 및 인력 축소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종 중 하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비중이 대면 금융을 넘어서면서, 자연스레 대면 업무 비중 역시 줄여나가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비대면 비중은 68.5%로 전년(55.9%) 대비 12.6%p 늘었다. 하나금융 역시 전체 신용대출의 약 88%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진행됐다. 특히 펀드의 경우 무려 93.6%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될 정도로 디지털화의 바람이 거셌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비대면 금융의 활성화와 디지털 혁신, 조직 슬림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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