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비재무 평가지표 등 특정한 기준에 기초해 업종, 기업 또는 펀드를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하는 ESG 투자 전략인 '네거티브 스크리닝'이 손실 회피 확률을 상당 부분 높여줄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승균 기자] 데일리임팩트가 14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ESG 평가를 받은 893개 상장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21년 2월 10일부터 2022년 2월 11일 기간 시장 평균 수익률(코스피 -11.38%, 코스닥 -9.05%)을 하회하는 성적을 낸 기업은 246개사로 조사됐다.

시장 수익률을 하회한 246개 기업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정기 평가 등급 분포는 A(29개사), B+(28개사), B(69개사), C(112개사), D(8개사) 순이다.

해당 기업 중 ESG 평가 등급 B 이하를 획득한 곳은 189개사로 시장 수익률 하회 기업의 88.2%를 차지했다. B+ 이상 등급을 획득한 기업은 57개사(11.8%),이며 A 이상 등급을 획득한 기업은 29개사로 전체 평가 대상 상장사(893개) 대비 3.2%에 불과하다.

만약, 특정 투자자가 ESG 평가 등급을 네거티브 스크리닝 기초 자료로 삼고 A 이하 기업에 대한 투자를 배제했다면 시장 수익률 이하 손실을 볼 확률은 3.2%, B 이하 등급을 배제했다면 11.8%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별로는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 중 C 등급을 받은 셀리버리가 조사기간 동안 가장 저조한 -78.62%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메드팩토(-58.21% ·C등급), 제넥신(-51.06%· C등급), 부광약품(-49.56%·C등급), 알테오젠(-49.41%·C등급), 씨젠(-40.57%·D등급) 순서로 수익률이 낮았다.

바이오 기업을 제외하면 동서(-31.53%·C등급), NHN한국사이버결제(-30.81%·C등급), 에스앤에스텍(-20.69%·C등급) 등 246개사가 시장 평균 수익률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평가 등급은 S, A+, A, B+, B, C, D이며 S등급은 ESG 이슈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매우 낮은 기업임을 D등급은 ESG 이슈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업임을 의미한다.

ESG 투자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B 이하 등급부터 ESG 경영 시스템의 미흡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내재화되어 있는 기업으로 판별하고 있다.

지배구조원은 2013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전체 평가 대상 기업의 등급을 공표하고 있으며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지배주주 사익 편취, 실적 이상의 경영자 보수, 근로자 안전 사고, 환경 오염 등 주요 비재무 요소를 평가에 포함하고 있다.

ESG 투자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최근, 리스크 관리 중심의 ESG 투자 전략에서 초과 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2세대 투자 전략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네거티브, 규범기반 투자 방식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패시브 형태가 아닌 ESG 투자는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고 있어 ESG 투자 시장 성숙기인 국내에서는 ESG 등급을 기반으로 한 포지티브, 네거티브 스크리닝이 당분간 주요 전략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