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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조아영 기자] 오스템임플란트의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이모씨(45)가 단독 범행을 시인했다. 이씨는 빼돌린 회사 자금으로 1조2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주식을 사고파는 등 대규모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영 기자] 전 재무팀장인 이씨의 입사 시기와 맞물려 최근 몇 년간 오스템임플란트 또한 고유 자본으로 대량 주식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유지 여부와 관련해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씨가 조사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금품을 취득하기 위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됐다.
이씨는 역대 상장사 최고 횡령 금액인 2215억원을 빼돌려 모두 개인 주식 투자에 사용했다. 그는 동진쎄미켐 주식 1430억원어치를 매수했으며, 해당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그 중 일부를 증거금으로 사용해 엔씨소프트를 4000억원어치 매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는 지난해 3월부터 사고팔기를 반복하며 약 1조280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으며 이 가운데 1조1800억 원어치를 되팔았다. 그 과정에서 총 42개 종목에 투자했으나 761억의 손실을 냈다. 이씨는 차액결제거래(CFD)를 활용해 실제 가진 돈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를 장내 매수한 이후 336만7431주를 매도한 바 있다. 이때 117억원의 투자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한 사람이 동진쎄미켐의 전체 지분의 7.62%를 매입했다는 공시가 올라오자 그는 ‘파주 왕개미’라는 별칭으로 화제가 됐다.
이씨는 이후 지난해 11월 11일 엔씨소프트 70만3325주를 사들였다.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상한가를 찍었다. 동시에 한국거래소 공시 시스템에 한 명의 개인투자자가 3000억원 순매수했다는 공시가 올라오자 ‘엔씨소프트 슈퍼 개미’로 불렸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서도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그는 매수 당일 21만주를 되팔고, 이후 보유한 53만주를 모두 매도하며 500억원의 손해를 보았다.
증권가에서 화제가 됐던 ‘엔씨소프트 슈퍼 개미’와 ‘파주 왕개미’가 동일인이며, 투자 자금은 오스템임플란트의 회삿돈을 횡령한 돈이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다. 아울러 이씨가 대규모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며 꾸준히 손실을 낸 점도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그의 투자 패턴이 오스템임플란트가 고유 자본을 통해 회사 차원에서 한 주식 거래 양상에서도 드러나 이씨가 회사 고유자금 운용을 맡아 급등주 투자를 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2020년 4분기~2021년 3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오스템임플란트는 분기마다 대형주를 비롯해 텔콘RF제약, 씨에스윈드 등 2~5개의 상장주식을 사고 팔았다. 눈길을 끄는 점은 대다수 주가가 급등할 때 매수해, 떨어질 때 매도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에 오스템임플란트는 수십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씨가 입사한 2018년부터 오스템임플란트가 적극적으로 주식 투자를 한 것으로 보아 이씨가 투자를 주도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급등주를 골라 투자한 점이 이씨와 유사하다는 판단이다.
2020년 4분기 오스템임플란트는 나이벡, 텔콘RF제약, 삼성물산을 각각 74억6328만원, 61억104만원, 13억7985만원어치를 신규 매수했다. 이후 2021년 1분기에 텔콘RF제약과 삼성물산을 모두 매도했다.
텔콘RF제약은 2020년 4분기(10~12월)에는 5600~8700원 사이에서 주가가 움직였지만, 2021년 1분기(1~3월)에는 4900~6100원에 거래됐다.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초 10만원에서 12월 14만원까지 급등했으나, 2021년 1월 16만원을 찍고 이후 3월 11만원대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주가 흐름 속에서 오스템임플란트가 손실을 보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1년 1분기에 SK하이닉스(15억6061만원), 삼성전자(6억7745만원), 씨에스윈드(4억6061만원), 효성중공업(12억3713만원), 금호석유(5억8253만원)를 매수해 다음 분기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4개 종목을 전부 처분했다.
2021년 1분기에는 SK하이닉스가 15만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기록했으나 2021년 2분기 말에는 12만원대로 내려갔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 2분기 추가 매수를 통해 10억5830만원까지 보유액을 늘렸지만 주가가 반등하기 전인 3분기에 모두 팔아치웠다.
과거 투자에 성공한 경험도 있었다. 2018년 3분기에는 KODEX레버리지(27억3870만원), 코스닥150레버리지(3억4834만원), SK디스커버리(37억5296만원), SK케미칼(86억203만원)을 매수해 2020년 4분기에 처분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낸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증시가 급등하며 KODEX레버리지와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최소 2배, SK케미칼로 3~5배, SK디스커버리로는 2~3배 수익을 냈다. 하지만 과거 성공 경험이 이후 반복된 실패로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이씨의 주식 거래 전반에 대해 정밀 분석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씨의 거래 내역에 이상 거래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불공정거래 여부를 살펴보고 있으며, 불공정거래 혐의가 확인될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는 오는 24일 내로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경우 15영업일 내에서 심사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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