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2022년 새해부터는 체제 전환에 나선다. 통신3사는 예년보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빠르게 마무리하며 이미 새해를 겨냥한 행보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변윤재 기자] 눈에 띄는 점은 경영 위험을 줄이는 데 무게를 실었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통신3사들은 비통신 사업을 강화해왔다. 하지만 5G(5세대 이동통신) 품질 논란이 이어지자 통신사업에 보다 무게를 싣고 있다.

5G 가입자 수가 늘고 있는 데 반해 서비스 질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9년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20배 빠른 속도'를 강조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데이터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해 이용자들이 집단소송까지 제기했고 지금도 소송은 진행중이다. 통신사들은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네트워크 사업을 고려해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통신장애로 곤욕을 치렀던 KT는 네트워크 강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 임원 인사에서 서창석 네트워크혁신TF장(전무)을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유무선 인프라를 총괄하도록 했다. 전남·전북 광역본부장이었던 서창석 전무는 28년간 유·무선 네트워크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 서비스 전문가다. 아울러 권혜진 네트워크전략담당(상무)을 네트워크전략본부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기능과 권한도 강화했다. 네트워크 장비 운용과 관리, 장애 감시 시스템 등을 맡는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을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플랫폼 서비스 보안을 강화할 목적으로 플랫폼운용센터를 보안관제센터로 이름도 바꿨다. 해당 센터에서는 중앙 네트워크 관제 본부와 지역 네트워크 운용 본부 간 협업을 통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SK텔레콤 역시 통신서비스에 무게중심을 실어주며 적극 밀어주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37년 만에 ICT투자(SK스퀘어)와 통신(SK텔레콤)으로 분리하면서 본업에서의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측이 유·무선 통신과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에 집중해 2025년 2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데서 이같은 의지가 엿보인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유영상 신임 대표의 경우, 이동통신(MNO)사업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또 강종렬 MNO사업부 ICT 인프라센터장(부사장)을 ICT 인프라 담당으로 승진시켜 라인업을 보강했다. 강 담당은 SK텔레콤 네트워크 전략본부장, 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 부문장 등을 두루 거친 네트워크 전문가다. 유 신임 대표도 타운홀 미팅에서 “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1등 서비스 컴퍼니로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전제 조건이 될 것”라고 강력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역시 통신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전무 승진 2명과 상무 신규 선임 7명 등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인사 규모는 축소됐다. 하지만 전무 승진자가 모두 기업 서비스를 담당함으로써 네트워크 관리를 포함해 B2B(기업간거래)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체계를 유지하되,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이 이뤄진 점은 주목할만 하다. 컨슈머 부문은 컨슈머 사업그룹과 컨슈머 서비스그룹으로 나누고, 컨슈머 부문 산하에 디지털 관련 조직을 통합한 디지털커머스사업그룹을 신설했다. 아울러 기술부문은 CTO로 명칭이 변경됐다. MZ세대를 포함해 디지털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동시에 서비스 개발에도 속도를 올린다는 전략이다.

한편, 올해 3분기까지 통신사들의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SK텔레콤은 1조1539억원, KT 1조4650억원, LG유플러스 1조4638억원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3155억원(SK텔레콤), 3190억원(KT), 1323억원(LG유플러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말까지 지난해 수준의 설비투자를 약속한 만큼,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성의를 보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올해 통신 서비스의 질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강하게 표출된 바 있다”며 “특히 5G 가입자 유치 경쟁에 비해 설비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앞으로 통신사들이 통신서비스에 충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