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오수진 기자] 배터리 경쟁사들이 시장 흐름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SDI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라인업 다각화 계획도 없이 오로지 ‘차세대 배터리’ 하나만 보며 묵묵히 외길을 걷고 있다.

[오수진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LFP 배터리를 절대 개발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완성차 업계에서 LFP 배터리와 같은 저가형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삼성SDI는 관심이 없는 눈치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삼성SDI만의 방법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SDI가 증설에 가장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고수익성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흐름에는 전영현 사장이 버티고 있다. 그는 차세대 배터리를 핵심 경쟁력으로 꼽으며 가격 보다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전영현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서도 “품질 경쟁력과 시장 선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선행기술 확보에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회사마다 수립한 전략 방향이 다른데 삼성SDI의 경우 고성능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수익성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LFP 배터리를 시도하지 않는 까닭도 이 차원에서다. 이미 LFP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을뿐더러 중국이 내놓은 LFP 배터리보다 더 저렴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동일한 조건일 경우 중국이 더 저렴할 텐데 LFP 배터리를 만든다 하더라도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렇기에 LFP 배터리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이윤적인 측면이나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기조 하에 연구개발(R&D) 분야에서만큼은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삼성SDI는 매년 R&D 투자액을 늘리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매출액의 7%를 R&D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매출액이 점점 증가하면서 R&D 투자금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면서 “평균을 내봤을 때 매출액 7%는 연구개발비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에 무게를 싣고 있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성, 주행거리, 빠른 충전 고루 갖춘 제품이다. 상용화 시점은 2027년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 중에서 가장 빨리 상용화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는 지난 2008년부터 삼성종합기술원, 일본삼성연구소(SRJ)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에는 삼성종합기술원이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크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장혁 부사장은 “리튬이온 전지가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됐고 2030년 400조 시장 이상이 예측되고 있다”며 “삼성SDI는 기술 한계 도전을 통해 완전히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삼성SDI는 2027년 8세대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전기차용 셀 기술 로드맵을 구축했다. 2023년 6세대, 2025년 7세대, 2027년 8세대 배터리 순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8세대 전고체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900km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