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중국발 요소수 대란에 이커머스를 통한 요소수 해외직구 수요가 폭증했다. 이 때를 틈타 ‘한탕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불법 판매자 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쿠팡·11번가 등 이커머스에 등록된 요소수 관련 제품은 최소 6000개 이상이다. 이 가운데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이후 상품 판매를 시작한 판매자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성아 기자] 네이버 쇼핑 등록일 기준 정렬에 따르면 요소수 해외직구 3300여개 등록 상품 중 3200여개가 요소수 대란이 일어난 11월 이후 등록된 상품들이다. 쿠팡 또한 상품 리뷰는 없고 11월 이후 Q&A만 달린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판매하는 상품은 일본·미국 등지에서 확보한 요소수다. 해외배송료 등 부대비용이 더해지면서 평소 국내에서 리터당 1000원에 불과하던 요소수는 10리터에 대략 5만원, 많게는 10만원 이상까지 호가하고 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대략 10배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또 해외직구로 판매되는 요소수 가운데는 국내 제조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국내에서는 ‘불법’ 인 제품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기환경보전법상 국내 제조·수입된 모든 요소수를 사전에 국립환경과학원 등 지정 기관에서 적합성 여부 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요소수를 판매한 이들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과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소비자 또한 해당 제품이 적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용하거나 구매했을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요소수 대란으로 불안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활용해 ‘한탕’을 취하려는 판매자들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규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날부터 요소수 관련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시행하면서 규제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온라인 오픈마켓이 워낙 광범위한 탓에 제한된 인력으로는 선제적 조치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오픈마켓 구조상 판매자들의 판매행위나 가격 상승세를 규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해외배송료가 오르고 있는데다 상품의 희소성이 더해지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온라인 시장 또한 공급이 정상화돼야 가격이 정상화되기 때문에 우선 공급을 원활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모니터링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려되고 있는 해외직구 상품의 경우 품질검증서류·재고확보·배송 가능성 등의 기준에 따라 상품 등록 필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품질검증 서류는 국내 기준이 아닌 일본·미국 등 현지에서 품질이 확인된 서류를 말한다.

쿠팡 또한 전담인력, 첨단AI 등을 활용해 상품 전 과정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불법 상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사후 모니터링도 수시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중국-호주 양국간 갈등으로 인해 호주로부터 요소의 원료가 되는 석탄 수입을 중단한 중국이 요소 수출을 막으면서 불거졌다. 국내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화물차의 60% 이상이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차량이기 때문에 요소수 공급 부족이 물류대란·택배대란으로 이어지면서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전체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