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국내에서 먼저 게임을 발매하고, 이를 해외시장에 공개하는 관행 대신 글로벌 동시 출시를 추진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시장 경쟁력 확보를 겨냥해 조직개편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문정 기자]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신작 출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분위기다.

엔씨는 오는 4일 간판 IP(지식재산권) ‘리니지W’를 글로벌 원빌드로 공개할 예정이다. 리니지W는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개발된 게임으로, △풀 3D 기반의 쿼터 뷰 진행구조 △PC·모바일·콘솔을 아우르는 멀티플랫폼 서비스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이 게임이 글로벌 이용자와 함께 즐기는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해 인공지능(AI) 번역 시스템을 추가하기도 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지난 8월 리니지W 쇼케이스에서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리니지W는 24년 동안 쌓인 리니지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작품”이라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엔씨는 리니지W 출시를 앞두고, ‘겜심(게임+心)’ 잡기에 나섰다. 특히 리니지W에는 무리한 과금 요소로 논란이 됐던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같은 월정액 아이템이나, 귀걸이·반지 등 액세서리 관련 유료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성구 엔씨 리니지W 개발 그룹장은 지난 9월 열린 쇼케이스에서 “단언컨대 리니지W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같은 월정액 시스템이나, 이에 준하는 어떤 콘텐츠도 내놓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엔씨는 과금이 과열되지 않도록,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장치도 마련했다.

이성구 그룹장은 “보스 사냥이나 도감보상 등으로 다양한 종류의 변신, 마법인형 카드를 획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수많은 시도에도 원하는 변신이나 마법인형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도 마련해뒀다”고 설명했다.

리니지W는 일단 글로벌 사전예약 1300만명을 달성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켠 상황이다. 엔씨는 지난 2일부터 리니지W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했다. 리니지W는 오는 4일 국내와 일본, 대만 등 동남아지역에서 선(先)출시된다. 이후 북미 유럽 등에도 진출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리니지W는 여러 측면에서 엔씨에 중요한 타이틀”이라며 “(이 게임은) 올해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2’로 고배를 마신 엔씨의 반등 지표이자 개발 능력을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엔씨는 ‘국내 게임사’라는 인식이 강한데, 대표 IP 리니지W가 글로벌 매출 비중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크래프톤은 오는 11일 중국과 베트남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전격 출시한다. 배그 뉴스테이트는 펍지 스튜디오가 독자적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직접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크래프톤은 배그 뉴스테이트를 전작인 ‘배틀그라운드’의 게임성을 계승하면서도, 모바일에 최적화된 차세대 배틀로얄 게임으로 키워내겠다는 목표이다.

넥슨은 12월 9일부터 15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북미, 유럽 이용자를 대상으로 신작 콘솔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테스트에 들어간다. 이 게임은 2019년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지역과 유럽지역 등에서 비공개 배타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해 개발한 게임으로, 고해상도 그래픽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아시아와 서구권으로 나눠 각 지역의 특징에 맞는 공략법을 펼쳐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남궁훈 대표는 북미·유럽 범인장을, 조계현 대표는 아시아권 법인장을 각각 맡았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한정된 권역, 한정된 플랫폼, 한정된 기간을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글로벌 스튜디오 경영 체제를 준비하게 됐다”며, “비욘드 게임 뿐만 아니라 비욘드 코리아를 이루는 본격적인 카카오게임즈 시즌 2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액션 모바일 횡스크롤 게임 ‘가디스 오더’ △중세 판타지풍의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 △PC 온라인 생존게임 ‘디스테라’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게임을 향후 국내외에 순차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비욘드 게임’을 목표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되는 스포츠, 메타버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