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순위 김지헌 기자] 신영증권을 포함해 홈플러스의 ABSTB(전자단기사채)를 판매한 4개 증권사가 홈플러스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 고소했다.

증권사의 책임소재가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홈플러스를 선제적으로 고소한 배경엔금융감독원의 ‘칼끝’을 고려한 행보란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은 전날 오후 홈플러스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중 신영증권은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ABSTB를 발행했고 나머지 3개 회사는 이를 시중에 판매했다.

증권사들은 홈플러스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을 사전에 예상했지만이를 알리지 않고채권을 발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기업회생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ABSTB 발행 주관사로서 책임소재의 문제가제기되고 있는신영증권은홈플러스가 오는 6월 메리츠금융그룹에2500억원을 조기상환해야 하는 특약을 알리지 않았음을 문제 삼고 있다. 또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전혀 몰랐다며 신용위험에 대해 충분히 고지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금정호 신영증권 대표는 지난 달 18일 홈플러스 긴급현안질의 답변을 위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홈플러스 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금 대표는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화난다"며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향을 알았더라면 발행을 취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발행사인 신영증권이 홈플러스의 채무불이행 위험성을 알 수 있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채권을 발행할 때는 신용등급뿐 아니라 재무상황 등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의 책임소재에 대한 사실관계가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홈플러스를 선제적으로 고소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로서감독기관의 징계를 피하고자홈플러스를 고소하는 측면도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사태 관련 검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불공정 거래 조사 및 신용평가사, 신영증권, MBK에 대한 검사를 포함한다. 금감원은 MBK파트너스가 밝힌 사실관계와 다른 정황 근거들이 발견됐다고 밝힌 상태다.

소송을 비롯해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증권사가 판매한 ABSTB가 불완전판매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쟁점이다.

이에 대해선 홍콩 ELS 사태 당시와 같은 불완전판매와는 사안이 다르다는 시각도 있다.ELS는 구조가 복잡하고 상품의 위험성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손실에 대한 위험고지가 필수적이지만 회사채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불완전판매는 회사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중요사항을 누락하거나 허위 혹은 과장으로 상품을 판매했을 때 인정된다.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건전 영업행위금지 등 4가지에 대한 준수 여부를 살핀다.

업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보다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 팔았는지 등 사기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며 "증권사가 홈플러스의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3년 동양그룹이 분식회계를 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회사채를 구입해 피해를 입은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가 아니라투자자를 속인 사기 발행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