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인기 슬롯머신 무료게임 박민규 기자]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추진이 외국인 투자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모펀드의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규정으로 보면 MBK는 외국인에 해당한단 분석이 나왔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 연방 정부의 행정 명령을 집대성한 연방 규정집인 'CFR(Code of Federal Regulations)'에서 외국인을 정의한 조항 '800.224'에 따르면 '외국인에 의해 통제되거나 통제될 수 있는 모든 단체(Any entity over which control is exercised or exercisable by a foreign national, foreign government, or foreign entity)'는 외국인으로 규정돼 있다.

CFR은 '통제(Control)'에 대해 법인이 유무형 자산양도나 주요 투자 및 사업 방향, 중요한 계약의 체결과 해지, 고위 관리자·임원 선임 등을 결정할 때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영향을 주는 권한이라고 명시돼 있다. 미국연방정부의 경우 실질적으로 외국인이 지배하는 법인을 외국인으로 간주하고 있는 셈이다.

CFR을 적용하면 MBK는 외국인에 해당한다는 게 IB 업계의 시각이다. MBK의 경우 창업자인 김병주 회장을 비롯해 등기임원,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주요 의사 결정권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김 회장은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유일하게 비토(거부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권이 투심위 3분의 2가 찬성한 사안도 막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권한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 M&A는 사실상 김 회장의 지배적 영향력 하에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MBK에서 공동대표직을 수행 중인 부재훈 부회장, COO인 민병석 파트너도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이 조직 운영의 전반을 지휘하는 형국이라, MBK의 주요 의사 결정과 이행 역시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매그나칩 반도체 모회사인 미국 본사를 중국계 자본이 인수하려 했지만 미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를 승인하지 않아 무산된 적 있다"며 "미국은 사모펀드의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자본의 자유도가 무척 높음에도 국가 안보와 경제에 영향을 주는 M&A에 대해선 적극 개입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국가 핵심기술 보유 기업으로 지정돼 산업기술보호법과 국가첨단전략산업법을 적용받는다. 해당 법 시행령에는 외국인과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가 국가 핵심기술 보유 기업을 인수하는 행위는 외국인 투자로 판단,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 산업의 해외 유출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법 조항을 포괄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MBK가 한국 법인이더라도 '외국인이 지배하는 회사'란 점을 따져보고 제대로 적용하는 것이 전체적인 법 취지를 살리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