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카지노 슬롯머신 무료게임 박민규 기자]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되면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인수가 불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가핵심기술의 경우 해외 매각을 포함해 외국인 투자에서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MBK파트너스(MBK)가 한국 법인이긴 해도 실질적으론 외자 지배력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외국인으로 유권해석 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보호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이나 국가첨단산업기술은 수출은 물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외국인 투자 진행 시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주목할 부분은 관련법상 외국인을 정의하는 범위가 폭넓다는 점이다.

산업보호법 시행령 제18조의2와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령 제19조에는▲외국인의 배우자·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 ▲외국인이 단독으로 혹은 주요 주주나 지분권자와의 계약 및 합의에 의해 대표자를 임면하거나 임원 50% 이상을 선임할 수 있는 회사 ▲외국인이 단독으로 또는 주요 주주나 지분권자와의 계약, 합의에 의해 신사업 투자·조직 변경 등 주요 의사 결정이나 업무 집행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 가능한 회사 등을 외국인으로 규정해 놨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MBK는 외국인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MBK의 경우 미국 시민권자인 김병주 회장(16.95%)과 미국 사모펀드인 다이얼캐피털(13%)의 지분율이 30%에 육박하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활용했던 6호 펀드의 해외 출자자(LP)가 85%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MBK의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이 김병주 회장이고, 등기임원 4인(김광일·부재훈·윤종하·이인경) 중 경영을 이끌고 있는 부재훈 부회장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주요 안건을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고 있다.

법무법인 한 관계자는 "김병주 회장이 MBK의 의사결정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김 회장이 고려아연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향후에도 보유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BK의 외국인 여부에 대한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기 전까지 혹은 외국인에 해당하는지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MBK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통해 시간을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에어프레미아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에 대해 MBK의 참여를 문제 삼아 거절한 것처럼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고려아연의 인수에 제동을 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산업기술 보호법 시행령 제18조의 2은 외국인이 단독으로 혹은 주요 지분권자·배우자·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 등과 합산해 국가 핵심 기술 보유 기업의 주식 또는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것 뿐 아니라 미래의 주식 및 지분 전환·인수 권리까지 포함해 해외 M&A로 본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MBK 관계자는 "당사는 명실상부 국내 법인"이라며 "고려아연 주식 대량 보유 상황 공시에 따르면 MBK 지분은 (한국인인) 윤종하 부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이 24.7%씩 보유 중이고, 미국 시민권자인 김병주 회장은 16% 대로 마이너 지분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비록 김병주 회장이 MBK 파트너스 전체의 투자심의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으나, 고려아연에 대한 투자 및 주요 결정은 MBK 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의 최대주주인 윤종하 부회장, 김광일 부회장 및 한국 파트너들이 참여해, 외국인들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고 역설했다.

한편 고려아연의 경우 지난달 전구체 원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산업기술로 지정돼 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전구체에 아어 핵심 제련 기술 2건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도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