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경제슬롯 슬롯시티 이진원 객원기자] 미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소비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딜사이트경제슬롯 슬롯시티 이진원 객원기자 기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가 될 정도로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비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소매판매가 뚜렷한 회복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식료품과 소비재 기업의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반면 신용카드 부채와 연체율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최근 7월 실업률이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4.3%로 오르고 비농업 부문 신규일자리 창출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며 고용시장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가운데 소비 둔화 현상마저 심화한다면 미국의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전문가가 많지는 않지만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7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을 "35~40% 정도로 (낮게) 보고 있다"면서 "경기침체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며 고금리 장기화로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기존의 시각을 유지했다.
미국 자산규모 1위 은행의 수장인 다이먼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2022년부터 미국 경제에 ‘허리케인’이 닥칠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식음료와 소비재 업체 판매 둔화에 흔들
다른 곳보다 식음료 분야에서 미국의 소비 둔화를 가장 빠르게 체감하고 있다. 이들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들은 실적 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다.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매출이 감소한 맥도날드는 최근 미국 내 약 1만3500개 매장을 찾는 고객 수가 줄었다고 인정했다.
맥도날드는 판매를 늘리기 위해 6월 말부터 5달러짜리 세트 메뉴를 내놓고 판매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치킨 맥너깃 4개, 감자튀김 한 봉지, 시원한 음료, 더블 버거나 치킨 샌드위치 옵션으로 구성된 점심 메뉴다.
초콜릿바로 유명한 식품회사인 허쉬 역시 최근 유기적 순매출(organic net sales)이 6분의 1로 줄었다면서 “소비자들이 재량지출(기초생활비 외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커피 체인점은 스타벅스도 수요 약세로 2분기 미국 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로 2% 감소했다고 밝혔다. 1분기 3%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소비재 분야 기업들도 잇달아 부진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소비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인 프록터앤드갬블(P&G)는 지난달 30일 4분기 매출이 예상외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네슬레와 유니레버 등의 상반기 매출 성장세도 전망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을 휩쓴 인플레이션의 중심에는 식음료와 소비재 기업이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고,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근로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한 가운데 이들 기업은 제품 가격 인상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2019년 이후 식료품, 소비재, 식당 음식 가격은 25% 인상되며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쓸 돈 떨어진 미국 소비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은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 때 받았던 천문학적인 지원금으로 쓰면서 버텼으나 이제 이 돈도 다 써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나온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팬데믹 때 받은 지원금 중 남은 돈을 저축하며 모았던 돈은 2021년 8월 2조1000억달러(약 2900조원)까지 늘어났지만, 이 돈은 올해 3월로 모두 소진됐다.
특히 저소득층이나 중간 소득층은 팬데믹 때 모아뒀던 초과 저축을 모두 소진한 뒤 신용카드나 선구매 후결제(BNPL)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초과 저축은 고물가 장기화 시대에서도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제 모두 써버린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4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소비자 부채 수준이 아직 ‘특별히’ 높지는 않지만, 연준은 소비자 연체율이나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청구서, 임대료와 같은 비용의 누락 또는 연체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하면 이는 종종 '상황이 곧 악화될 것'이라는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소비자 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연체율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굴스비 총재의 말대로라면 미국의 소비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6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는 2분기 1조1400억달러(1570조원)로 1년 전보다 270억달러(5.8%) 증가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게다가 30일 이상 신용카드를 연체한 경우의 비율은 작년 2분기 7.2%에서 올해 2분기 9.1%로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11년 1분기 때 기록한 9.7%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90일 이상 장기 연체율도 지난해 2분기 때의 5.1%에서 올해 2분기에는 7.2%로 2%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 "소비둔화가 경착륙 초래하지는 않을 것"
미국인들의 상품과 식품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보여주는 미국의 소매판매는 6월 0.4% 감소했을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좋았으나 전월비 보합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올해 고용시장이 서서히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이 보다 신중한 소비에 나서면서 빚어진 결과로 해석했다.
그래도 아직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소비지출 둔화 현상이 미국 경제를 경착륙으로 유도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포인트72 자산운용의 딘 마키는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아직은 소비자들의 소득이 높고 재산이 많은 편이라 전반적인 소비지출이 급격히 둔화될 걸로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이먼 회장 역시 “신용카드 사용자의 연체율이 오르고 있으나 미국이 아직 경기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용시장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지, 아니면 계속 유지하고 있거나 심지어 늘리고 있는지는 한국시간 8월 15일(목) 오후 9시 반에 나오는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확실히 알려줄 것이다.
아직 기관들의 전망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7월 소매판매 결과에 따라서 미국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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