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아디다스 점주들은 평균 5~6개 가량의 매장을 운영한다. 많이 벌어서가 아니다. 점포 투자비를 회수하기는 커녕 대출을 받더라도 신규 점포를 늘려야만 했다. 이는 점포 확장 이전이나 추가 출점을 요구하는 아디다스의 다점포 전략 때문이다. 이외 아디다스 점주들은 십여년 간 운영해온 상설 매장을 뺏기는가 하면, 물량 밀어내기 등을 당하기도 했다.

[딜사이트경제프로그레시브 슬롯머신 무료게임 이호영 기자] 결국 점주의 80% 가량이 아디다스의 온라인·직영점 위주 사업 개편에 따라 2022년 1월 일방적으로 계약 종료를 통보 받았다. 계약을 지속하려고 수억 원대 대출을 받아가며 본사의 요구를 다 들어줬지만, 빚만 남게 됐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김성주·김종민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7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아디다스 피해 사례 발표 및 대책 마련 국회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기업 아디다스 갑질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페어 플레이를 표방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왜 유독 한국에서만 갑질을 일삼는지 국회는 이 자리를 통해 들여다보고, 제도가 미비하다면 마련해 국민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매장 확대 강요, 물량 밀어내기 등 갑질을 일삼아오던 끝에 지난해(2022년) 1월12일 일방적으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면서, 대부분의 점주들에게 수억원대 부채만 남겼다.

아디다스코리아가 판매점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인데, 2022년 전략발표회에서 19명의 퓨처 파트너를 제외한 76명 점주들에게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

이처럼 갱신 거절을 당한 점주들은 전체 점주의 80%선이다. 점주들은 올해(2023년) 1월4일 경기도 분쟁조정 협의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아디다스 본사는 같은 달 26일 분쟁조정을 거부했다. 급기야 점주들은 지난 4월26일 아디다스 본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가맹사업법 2조 1호에서 요건으로 5가지가 명시돼 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아디다스 사건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심사불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은 '상당한 수준의 통제' 등 아디다스가 가맹사업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아디다스가 가맹사업이 아니라면 국내 가맹사업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영업 전반에 걸쳐 각종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해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통일적이고 표준화된 영업 전략을 펴고, 윤리 강령 준수 의무 등 고용관계 수준의 매우 강력한 통제를 하고 있다"며 "특히 점포 디자인과 외관에 대한 요구 등은 편의점 영업 방식과 유사하다"고 했다. 이어 "올로케이션(본사 지정 상품 품목과 수량 강제 할당)을 통한 표준화와 함께 미스터리 쇼퍼제 등 매장 운영과 관리 통제 등을 보면 국내 유통 채널 중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예 김재희 변호사(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가맹사업과 대리점의 현재 거래 관행, 법 제정 당시 입법자의 의도, 해외 입법례 등을 고려하면 통제가 가맹 사업의 필수 요건인지는 의문"이라고도 했다.

불공정한 상황이 명백한데도 이들 점주는 구제 받지 못한 채 2년 가까이 보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사업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대리점법 대상이라고 보면서다.

가맹사업법과 대리점법의 점주 보호 수준은 크게 다르다. 일례로 가맹사업법에서는 최초 계약 이후 10년까지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어, 본사와 점주 간 계약은 최소 10년을 보장한다. 대리점법은 이런 장치가 없다.

갱신을 거절 당한 점주들은 2025년 6월까지만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아디다스 점주들은 공정위에 재신고할 예정이다.

이날 점주들이 밝힌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 양상은 다양했다. 20년 가량 구로점을 운영해온 점주 조규용 씨는 상설 매장을 강제로 뺏긴 경우다. 현재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만 남아 회사는 부도 위기에 놓여 직원 월급, 퇴직금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조 씨는 "2024년까지는 현재의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해놓고 2024년 전에 퓨처 파트너로 선정되지 못한 점주들을 그만두도록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법인 사업자로서 2004년 구로점을 열고 2023년 현재까지 운영해왔지만, 2022년 퓨처 파트너 선정에서 떨어졌다"며 "매출이 좋았던 LF양주상설점은 그해 본사가 가져갔다. 원주AK프라자, 마리오아울렛 매장도 본사가 다른 퓨처 파트너들에게 줬다"고 했다.

점주들은 퓨처 파트너로 선정되지 못한 데엔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 했다. 일례로 홍우람 신제주점주는 "본사가 제시한 2025년 5월까지의 영업만으론 그간의 손실과 대출금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여파가 지속되며 손실을 계속해야 하는 기간의 3년인데, 공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외에도 '브랜드 끼워 팔기'에 '물량 밀어내기'를 당한 파주점주 김재웅 씨, '자녀 승계 정책(세컨드 제너레이션 정책)'으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점포를 물려 받아 수억원대 대출로 확장 이전, 리뉴얼 등을 지속했지만 계약 갱신을 거절 당한 신제주점주 홍우람 씨, 대출로 리뉴얼한 후에 코로나 사태가 터져 고객마저 없는데, 선 수주한 수주 금액을 지연하자 페널티 30%뿐 아니라 받지도 못한 물품에 페널티 등을 부과 받아 부채 1억8500만 원 등에 시달리는 구미인동점주 성기혁 씨, 아디다스 매장만 운영하면 적자가 안 날 구조인데도 리복 등까지 운영해야 하는 아디다스의 과도한 다점포 전략으로 채무 과다 상태인 광주용봉점주 민찬홍 씨 등이 있다.

이들은 "다른 대부분의 점주들도 상황은 엇비슷하다"고 전했다.

아디다스 사태의 문제점을 요약하자면 △일방적 부당한 계약 갱신 거절 △점포 환경 개선 후 갱신 거절(점주 투자금 회수 불가) △다점포 전략, 세컨드 제너레이션 정책, 부동산 담보 과다로 파산 위기 △아디다스 본사의 양호한 실적 △아디다스코리아의 평화적 협의 거절 △상설점에 대한 거래 거절 및 직영점 출점 △과도한 위약금 부과 등이다.

아디다스코리아 유한책임회사는 영업 표지 '아디다스'라는 상호로 전국에 650여개 판매점을 두고 있다. 이 법인은 글로벌 아디다스그룹 제품들의 국내 수입과 유통업부터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쇼핑몰 운영업, 신발류와 의류 스포츠 용품 제조와 판매 등을 영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