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백화점 업계가 '맛'에 빠졌다. 롯데·현대·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이 미식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식품관은 물론, 해외 디저트 브랜드, 유명 쉐프 맛집까지 경쟁적으로 미식 콘텐츠를 강화 중이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확률 황재희 기자]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명품이나 패션 지출을 줄이는 대신 미식 체험을 통해 만족감을 얻는 경험적 소비경향이 확산되자, 백화점 업계가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분기 부진했던 만큼, 백화점 업계는 미식 체험이 방문 횟수를 늘려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이마트가 운영했던 SSG푸드마켓을 다시 돌려받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날 공시를 통해 SSG푸드마켓 청담점과 도곡점의 토지와 건물을 이마트로부터 양수했다고 밝혔다. 양수 가액은 1298억2500만원이다.

향후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식품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남에 위치한 2개 점포의 상권 특성을 반영해 최상급 식재료와 트렌디한 글로벌 식료품을 소개하는 한편 고급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식문화 공간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압구정본점 식품관에 총 28개의 브랜드가 입점한 프리미엄 다이닝 홀 컨셉의 가스트로 테이블을 오픈했다. 18년만에 전면 리뉴얼된 지하 1층 식품관은 국내외 유명 셰프들이 개발한 미식 레스토랑 브랜드 8개를 단독으로 오픈하고 국내 유명 맛집과 인기 디저트 브랜드 진저베어와 마사비스도 유치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잠실 롯데월드몰에 디저트 맛집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베이커리 등 디저트 관련 매출이 30% 가량 증가하자 아예 디저트 매장을 확대 중이다. 올 3월 약 1222㎡ 규모의 노티드월드를 단독 오픈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열며 MZ세대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백화점이 미식 매장을 강화하는 이유는 방문객 유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각 백화점이 유치하는 브랜드는 인기가 많지만 오프라인 매장이 적어 희소성이 높다. 레스토랑 역시 유명세로 인해 평소에는 예약이 쉽지 않은 쉐프들을 영입함으로써 '미식'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이를 통해 백화점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MZ세대 디저트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롯데월드몰은 평일에도 매장마다 문전성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방문객이 줄을 서는 '오픈런' 광경을 롯데월드몰 맛집이나 인기 디저트 브랜드에서 자주 볼 수 있다"라며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평일에도 오전부터 수십여명이 줄을 설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백화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도 미식 매장을 강화하는 이유로 꼽힌다. 패션, 명품은 전문몰과 이커머스들이 진출한 상태라 이들과 경쟁을 벌어야 한다. 판촉을 위한 대규모 프로모션 같은 마케팅비 출혈도 상당하다. 미식은 다르다. 소비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려면 일정 규모의 쾌적한 공간, 메뉴의 차별화, 전문적인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체계적인 매장운영과 관리 역량을 갖춘 백화점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미식 브랜드와 협력, 자체 식품 브랜드로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와인 등 주류, 테이블웨어를 포함한 인테리어 사업까지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오는 11월 가스트로 테이블이 위치한 점포에 식품과 어울리는 리빙 상품을 선보이는 하이엔드 리빙존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식품곤과 자체브랜드를 연계해 쏠쏠한 재미를 본 경우도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지난 2012년 운영을 시작한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494를 식품 PB브랜드 사업으로 연계해 10여년 넘게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아는 최근 고메이494의 PB 상품 라인을 확대하고 유명 맛집과 협업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명절선물, 답례품 등 선물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프트 PB 제품도 추가했다. 자체 온라인 몰 외에 식문 전문 이커머스에 입점, 판로도 확대했다. 그 결과, 고메494의 PB상품 매출은 급상승 중이다. 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인 고메이494 유니짜장과 한우미역국은 올 상반기 전년 대비 4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