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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정유업계도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바이오항공유' 개발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국내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설비 구축 및 가동을 통해 시장 확대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딜사이트경제슬롯무료게임 최동수 기자] 유럽연합(EU)이 2025년까지 '바이오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시장이 현재보다 2배 이상 커질 수 있는 만큼 국내 정유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다.
다만 높은 진입장벽과 항공사와의 이해관계 등 선결 과제가 적지 않아 정부의 초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는 항공·정유사들과 손잡고 이번 달부터 SAF 실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실증을 통해 SAF 품질 기준과 법령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AF는 폐식용유, 동식물성 기름, 사탕수수 등 바이오 대체 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항공유다.
국내에서는 오는 2026년부터 SAF 사용이 의무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유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가 SAF에 집중하는 이유는 △탈탄소 움직임 △새로운 먹거리 △사용 의무화 등으로 인해 SAF 시장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570억3700만 달러(약74조원), 수출 물량은 4억7100만 배럴이다. 이 중 항공유 수출 비중은 18% 정도로 높은 편이다.
항공유가 국내 정유사들의 주력 품목이고 당장 2025년부터 기존 항공유에 SAF를 2% 이상 섞어야 하는 만큼 정유업계의 SAF 진출은 필수적이다. EU에서 기존 항공유에 SAF 의무 포함 비율을 2025년 2%에서 2050년 70%로 늘린다는 계획인 만큼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또 글로벌 탈탄소 대책과 사용 의무화 역시 정유사가 SAF시장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SAF는 기존 디젤 원료와 비교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지난 4월 유럽연합(EU)이 오는 2025년부터 EU 회원국 공항에서 항공기를 급유할 때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리퓨얼EU(REFuelEU) 규정에 합의하면서 2025년부터 EU 27개국에서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는 항공기에 급유할 때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섞어야 한다.
의무 포함 비율은 2025년 2%로 시작해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 등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EU가 의무화 기조를 보이면서 발을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제재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시간이 좀 더 지나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부지 마련·투자 등 발 빠르게 대처
정부도 이러한 업계의 탄소중립 움직임에 발맞춰 관계 법령과 품질·성능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2026년 도입을 목표로 정하면서 정유사들의 SAF 도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산 단가가 비싸고 정부의 법령도 마련되지 않으면서 직접적인 생산시설을 만들기보다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데 머물고 있다.
국내 정유사 중 SAF 도입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곳은 HD현대오일뱅크다. 현대오일뱅크는 연내 충남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오는 2024년까지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HVO는 비식용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유럽에서는 주로 친환경 경유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VO를 활용한 차세대 SAF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른 정유사들도 분주하다. 정부의 SAF 실증 파트너 GS칼텍스는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바이오 제품 생산 △원료 정제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한다.
에쓰오일도 2021년 9월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바이오 디젤과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 및 생산 등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도 SAF 생산 설비 신설을 검토한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7년까지 순환경제 구축과 친환경 설비전환 및 친환경 제품 확대에 총 5조원이 투입하는 데 일부는 SAF 생산 설비 구축에 쓰인다. 해외 투자도 나선다. 2021년 SK가 약 600억원을 투자한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펄크럼은 미국에서 생활폐기물로 고순도 합성원유를 만드는 공정을 최초로 상업화한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SAF 관련 규제·제도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2026년 생산을 목표로 연내 착공을 고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정부 협력 동반되어야…
국내 정유사와 항공사도 SAF를 생산,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SAF에 대한 필요성과 업계의 준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미진한 움직임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에 SAF 관련 법적 근거 마련을 신속히 추진해 줄 것을 건의해 왔지만 도입이 2026년으로 미뤄지면서 EU보다 1년 늦게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EU와의 도입 기간 차이를 메꿔줄 제도적 대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선 SAF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규제 완화와 세제지원이 우선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존 항공유보다 가격이 비싸고 아직 판매루트가 많지 않아 시장이 개화되지 않은 만큼 초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또 SAF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아직 기술적으로 R&D단계라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값이 최대 5배가량 비싸고 EU에서 도입하는 2025년에는 페널티 요금도 거론되고 있어 제도 마련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타 국가 정유사들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재생에너지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유럽과 일본인데 특히 일본에서는 오는 2050년까지 이퓨얼 공급 가격을 가솔린 가격 이하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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