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공급 과잉으로 지난 1년여간 가격 하락에 시달렸던 메모리 칩 시장이 마침내 바닥을 치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진원 객원기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중국 최대 칩 제조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Yangtze Memory Technologies Corp)가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는 사실을 보도하며 바닥론을 제기했다.

SCMP에 따르면 18일 대만경제타임즈(Taiwan Economic Times)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전 세계 낸드 메모리 칩 시장의 약 5%를 점유하고 있는 YMTC가 최근 고객들에게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을 최대 5%까지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YMTC는 SCMP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는 않았다.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즈(DigiTimes)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다른 주요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도 비슷한 범위에서 낸드 메모리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매체는 미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이번 달 유통업체에 현재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의 DRAM 및 낸드 플래시 제품에 대한 문의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리서치 그룹 아이씨와이즈(ICwise)의 왕 리푸 애널리스트는 SCMP에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들이 시장이 바닥에 도달했으며 수급 불균형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부터 여러 제조업체가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매달 며칠씩 공장 가동을 중단했지만 5월 이후에는 생산량 감축 전략을 채택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됐다”면서 "그러나 낸드 플래시 가격이 앞으로 더 오랫동안 최저 수준을 유지할지 아니면 빠르게 반등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없어도 데이터를 유지하는 비휘발성 저장 기술의 일종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컴퓨터,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olid state drive·반도체 기억소자를 사용한 저장장치)와 같은 전자 제품에 주로 쓰인다.

YMTC의 가격 인상 소식은 메모리 칩 섹터가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해졌다.

메모리 반도체 3강(强)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모두 감산에 나서면서 수요 절벽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완연한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9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3% 오른 6만8,400원으로 마감하면서 지난해 5월20일 6만8,000원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가 다시 7만 원대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4% 급등한 9만7,300원으로 작년 8월5일 9만8,500원 이후 최고치에서 마감됐다.

SCMP는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경제 역풍, 시장 수요 감소, 과잉 재고로 인한 가격 하락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조치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공급 과잉 탓에 전 세계 낸드 플래시 가격은 최대 25%까지 하락했다.

리서치 회사인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3월 보고서에서 서버,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제품 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올해 1분기 가격이 10~15% 하락했으며,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4분기에는 가격이 반등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메모리와 비베모리 반도체로 나뉘는데, 메모리 반도체는 다시 전원이 끊기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RAM)와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ROM)로 나뉜다. DRAM과 SRAM이 RAM이고, 플래시 메모리(낸드 플래시·NOR 플래시)가 ROM이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