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티빙이 시즌을 품고 국내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거듭났다. 그동안 지상파3사와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을 등에 업고 1위를 수성해왔던 웨이브가 2위로 밀려나면서 토종 OTT 업계의 지각 변동을 점치는 분위기다.
[변윤재 기자] 토종 OTT들은 경쟁력 확보를 내걸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순위가 바뀌면서 토종 OTT들도 선투자 후수익이라는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토종 OTT 간 합종연횡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로 티빙과 시즌의 합병법인이 출범했다. 흡수합병인 만큼, 티빙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된다.
합병으로 티빙은 맞수 웨이브와의 격차를 벌릴 예정이다. 티빙은 지난 9월 이미 웨이브를 앞섰다. 모바일인덱스에 의하면, 9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티빙이 418만명, 웨이브가 413만명이었다. 두 OTT의 격차는 10월 더 벌어졌다. 티빙의 MAU가 431만명으로 뛴 반면 웨이브는 416만명으로 정체 수준이었다. 이 기간 시즌의 MAU는 125만명, 티빙이 시즌을 품으면 MAU는 556만명으로 뛴다.
티빙의 시장 점유율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OTT 플랫폼별 지난 1~9월 평균 월 점유율은 넷플릭스 38.22%, 웨이브 14.37%, 티빙 13.07%, 쿠팡플레이 11.8%, 디즈니플러스 5.61%, 시즌 4.98% 순이다. 티빙의 점유율이 합병 후 단숨에 18.05%까지 치솟게 된다.
물론, 티빙이 기대했던 만큼 웨이브와의 격차가 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OTT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이용행태가 달라져서다. 국내 이용자 1명당 구독하는 OTT는 평균 2.7개,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고 나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경향이 뚜렷하다. 오픈서베이는 “OTT 이용자 41%가 가입-탈퇴-재가입의 루트를 밟았다“고 분석했다. 티빙과 시즌을 동시에 구독하는 중복가입자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업계에서는 ‘웨이브가 티빙과의 격차를 단기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양사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흥미있는 콘텐츠가 없으면 해지했다가 새 콘텐츠를 보기 위해 다른 OTT를 찾는 이용패턴을 고려해 티빙, 웨이브 모두 자체 콘텐츠 수급에 집중했다“며 “현재 유료가입자가 증가하는 상위 OTT의 경우 충성 고객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즉, 선호하는 OTT가 있고, 정착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티빙은 콘텐츠 수급의 부담을 덜게 됐다. 시즌의 주요 주요 콘텐츠 약 700여편이 순차적으로 티빙에서 공개된다. 이 중에는 ‘신병’ ’가우스전자’ ’얼어죽을 연애 따위’ 등 좋은 반응을 얻었던 오리지널 콘텐츠도 포함된다.
KT와의 혈맹이 공고해짐에 따라 시너지도 기대된다. 지난 3월 CJ ENM은 KT와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획·제작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콘텐츠 협력을 논의했다. 이후 CJ ENM이 스튜디오지니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각 사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사업협력위원회가 구성해 협력의 밀도를 높였다.
현재 KT는 콘텐츠·미디어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한 상태. 콘텐츠 지식재산권(IP)부터 기획·제작, 유통까지 가능하다. 특히 콘텐츠·미디어 제작에 집중할 계획인 만큼, IP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ENA는 향후 3년 간 총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드라마 30여편을 확보하고 300편 이상의 예능을 제작할 예정이다. 콘텐츠·미디어 콘트롤타워인 스튜디오지니도 내년 이후 연간 2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콘텐츠의 질과 양을 단번해 향상시킬 수 있다.
게다가 유료 가입자 확대도 기대된다. KT는 이동통신 서비스 2위, 인터넷슬롯무료게임(IP슬롯무료게임) 1위 사업자다. KT의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수는 1700만명을 넘겼고, IP슬롯무료게임 역시 850만명을 돌파했다. 각 서비스 가입자들은 티빙의 미래 고객인 셈이다. 티빙은 KT 효과를 노린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KT모바일 요금제·부가서비스 이용자 중 시즌에서 티빙으로 계정을 이동한 7만명에서 편의점 모바일 상권품을 증정한다.
증권가에서는 티빙의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방송은 슬롯무료게임 중심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시즌 흡수합병으로 내년부터 티빙 사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빙은 토종 OTT 1위를 넘어 넷플릭스의 아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환승 연애‘ ‘술꾼 도시 여자들‘이 시즌제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와 콘텐츠 차별화에 가능해진 것이다. 내년까지 약 10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고 일본, 대만, 미국 등 주요 국가에 서비스가 론칭될 경우 티빙의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토종 OTT들의 고민은 깊어졌다.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 투자액을 늘리기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티빙은 762억원의 손실을 봤다. 웨이브 역시 적자가 558억원에 달한다. 왓챠도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OTT 시장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어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단 토종 OTT들은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웨이브를 SK그룹의 ICT 계열사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티맵과는 차량용 OTT를 개발한다. NTT도코모와 MOU를 체결한 SK텔레콤을 통해 일본 진출도 도모한다. 다른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현대·기아차 커넥티드카에 들어갈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카오슬롯무료게임에 전용관을 개설했다.
매각설이 도는 왓챠는 웹툰 사업을 시작했다. 루드비코·서나래·김양수 등 인기 작가를 영입했고, 오리지널 영화 ’사막의 왕’도 웹툰화 했다. ’사막의 왕’은 ’D.P.’의 김보통 작가가 극본과 감독을 맡은 영화로 기대작으로 꼽힌다. 일상툰·로맨스·학원물 등으로 장르도 다각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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