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며 시멘트·철강 공급이 원활히 안 되면서 건설·자동차 등 2차 산업들이 줄줄이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
[딜사이트경제안전 슬롯머신 무료게임 김현일 기자] 건설현장에 쓰이는 시멘트는 기존의 10분의 1 정도 밖에 출하가 되지 않아 곧 누적 피해액 10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산업군의 기초소재인 철강재 역시 물건을 쌓아두거나 개별배송하는 등의 임시방편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 산업계가 정부와 화물연대에 파업을 멈춰달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대치구도가 점점 격해지는 만큼 이전보다 파업이 길어질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파업이 일주일 지속되면서 시멘트를 시작으로 레미콘·건설 등 산업현장이 차례차례 가동을 멈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는 물과 반응해 단단하게 굳는 특성을 가진 물질로 물·모래·자갈 등이 더해지며 콘크리트로 변하는 건설 필수 자재 중 하나다. 이런 콘크리트에 물을 혼합해 굳지 않은 상태로 만든 것이 바로 레디 믹스드 콘크리트, 즉 레미콘이다.
하지만 총파업 영향으로 시멘트 출고량이 90~95%가량 급감하자 레미콘 공장들이 시멘트를 수급받지 못해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전국 건설현장 912곳 중 508곳(56%)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며 현장이 멈췄다. 여기에 현재 가동 중인 일부 레미콘 공장들도 시멘트 보유량이 거의 소진돼 곧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만큼 건설현장 역시 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경찰의 지원 하에 삼척과 영월·단양공장과 수색역 유통기지 등에서 출하된 시멘트 물량은 2만1000톤이다. 성수기 일평균 출하량 20만톤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지난 28일 하루 기준으로 시멘트업계의 매출 손실은 178억원, 파업 개시 이후 누적 손실(29일 기준)은 821억원에 육박한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일개 업체에서 특별히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가 않다”라며 “비조합원들의 BCT로 운송하는 방법 정도뿐인데 그 분들도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그 방법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전체 화물자동차 45만대 가운데 시멘트를 운송하는 BCT 차량은 총 3000대이며 이중 화물연대 소속 1000대를 제외한 2000대가량은 비조합원이 운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하가 중단된 가운데 업체들은 아직까지 생산은 지속하고 있으나 파업이 더 길어지면 재고를 쌓아둘 공간이 없어 시멘트 생산을 중단하는 곳도 나올 전망이다.
시멘트와 마찬가지로 산업 기초자재로 손꼽히는 철강업계 역시 제철소 물량 출하가 중단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돼 수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반입 등만 겨우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하루 출하량 8000톤 물량을 전혀 내보내지 못하고 있는 포항공장을 비롯해 전국적 5개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총 5만톤 정도의 출하 차질을 빚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전국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2만톤 가량이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우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 배송센터 직원들이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이송하는 ‘로드 탁송’에 투입되고 있다.
기아 광주공장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크게 문제는 없다. 외부 적재공간을 마련해 하루 생산 물량을 모두 개별적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라며 “원래 카캐리어로 목포항으로 완성차를 이송하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업 필수 기초자재인 시멘트와 철강의 출하 마비에 산업계 전반에서는 조속한 정상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초소재들 수급이 안 되면 파업이 장기화 될 수록 객관적으로 추산 안 되는 피해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해 시멘트·자동차·철강 등 30개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들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계 총파업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기업은 물론 국민들이 하나로 단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점에 산업 물류를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화물연대의 투쟁에 공감할 국민은 거의 없다”며 “화물연대는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배판술 시멘트협회 전무는 “현재까지 시멘트 생산은 정상적이지만, 평소의 10%만 출하되고 있다”라며 “시멘트업계 피해뿐 아니라 건설 등 연관 산업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변영만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철강 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남훈 자동차협회 회장은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하고 전국 1만3000여 개의 부품 업체들의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는 달리 정부와 화물연대 양 측이 ‘강대 강’으로 맞서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어 파업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8일 열린 1차면담에서 국토교통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정부의 입장을 반복했고,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품목을 확대하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29일 정부가 화물연대 시멘트 분야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송 사업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자 화물연대 지도부들이 전국 결의대회에서 삭발투쟁을 단행하는 등 대치구도가 점점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업무개시명령은) 상황을 더 극한으로 몰아갈 것이 뻔한 결정”이라면서 “결과의 책임은 전적으로 현정부에 있음을 직시하고 이제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와 교섭에 나서라”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국토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화물 연대와 2차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경제안전 슬롯머신 무료게임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