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디야커피가 20일 가격 인상을 잠정 보류했다. 가맹점주의 입장을 고려했다는 설명이 붙었지만 뒷말이 나온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와일드 심볼 황재희 기자] 이디야커피는 전날 이디야본사에서 약 60여명의 가맹점주들과 커피·음료 가격 조정안 회의를 진행했다. 가맹점주들이 조정안에 대해 상권과 매장 운영 제반 상황을 이유로 본사과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서 회의를 소집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조정안으로 커피 원두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하는 점주들의 반발이 높았고, 결국 이디야커피는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데일리임펙트에 "매장점주들마다 상권과 경쟁사가 다른 만큼 의견이 가지각색이어서 제품 가격 인상을 잠시 보류하게 됐다"며 "지난 21년 동안 이디야와 함께하면서 매장을 운영해 온 점주들고 있어서 의견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디야커피가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한 데에는 가맹점주들이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앞서 이디야커피는 다음달부터 음료 57종의 가격을 200원부터 700원까지 올릴 계획이었다. 문제는 아메리카노 가격 정책이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키우는 구조였다는 점이다. 이디야커피는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되 용량을 늘리고 샷을 추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13온스였던 레귤러 사이즈가 18온스로, 원두도 1샷에서 2샷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그만큼 점주들이 구입해야 할 원두 양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점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는 대신, 가맹본사의 이윤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디야커피를 운영 중인 점주는 데일리임팩트에 "아메리카노는 베스트셀러"라며 "커피에 들어가는 원두가 2배가 되면 재료비도 2배가 된다는 것인데,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해진 마당에 어느 점주가 반기겠느냐"고 했다.

가맹점주들은 이디야커피가 가맹본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행위로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이디야커피의 입장 선회가 가맹점주들의 민원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이디야커피는 그러나 조정안이 소비자, 가맹점주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방안임을 확인했으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점주들이 있어 논의 끝에 재점검한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커피는 직영점 14곳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매출 변동 등을 분석해 올해 안으로 새 조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디야커피는 커피 전문점 중 가장 많은 3000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들이 시장 내 비중이 높아디면서 브랜드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새 조정안에 따라 이디야커피의 브랜드 전략이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