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상현 기자] 최근 코스피가 24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3개월 사이 거래대금 상위 10개 국내 채권형 ETF 상품 중 8개의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주요 지표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상현 기자]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만기가 짧은 단기채권형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채권의 특성상 만기가 짧을수록 가격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간, 채권형 ETF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37.21%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11.37%) 대비 300%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특히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18.36%에서 15.68%로 오히려 3%p 가까이 감소하는 등, 채권형 ETF에 대한 시장의 높아진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기준, 단기채권형 ETF 상품인 ‘KODEX KOFR금리액티브’의 순자산총액 규모는 6월 초 대비 255.2% 증가한 2조1330억8156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범주의 상품인 ‘TIGER CD금리투자KIS’(58.5%), ‘TIGER 단기채권액티브’(47.2%) 등도 규모가 늘고 있다.

이와 같은 채권형 ETF 상품 거래량 증가에는 국내외적 경기 불안으로 인한 불안정성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만 해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초 연 1%에서 연 2.5%까지 올랐다. 채권 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해 국고채 금리, 회사채 금리는 각각 연 3%, 4%를 넘었다.

이런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은 가격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상품인 채권형 ETF 상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만기가 짧은 채권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점에서 단기채권형 ETF와 월 배당 ETF로 투자심리가 몰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KODEX KOFR금리액티브’의 경우 지난 3개월간 1조3236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집중됐다. 그 사이 수익률은 0.52%에 불과하지만 안정성에 비중을 두는 투자심리가 작동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또한 월마다 수익이 확보되는 월 배당 ETF에도 ‘투심(投心)’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국내 최초의 월 배당 ETF인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S&P500’이 상장 이후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기존 상품의 지급 주기를 수정해 월 배당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기준 SOL 미국S&P500의 순자산총액은 상장일(6월 21일) 대비 287.9% 늘었다. 이후 KB자산운용은 ‘KBSTAR 200 고배당커버드콜 ATM’,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다우존스 30’, ‘TIGER 미국MSCI리츠’ 등 4개 ETF의 분배금 지급 주기를 월 단위로 교체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투자 성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에 파장을 줄 수 있는 경제적 변수가 가까운 미래에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및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현금을 보유하는 대신,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단기채권 ETF에 투자 후 기회가 왔을 때 재투자를 노리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