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불황과 경기 위축 시기가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의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
[변윤재 기자] 지난 7일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신사업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허 회장의 투자 지론은 시사점이 크다. ‘어려울수록 투자’라는 경영 전략을 상기시켰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해 불황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는 기업들은 투자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 기회를 만들기 위한 투자에 나서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주요 통상 파트너인 미국이 사실상 무역장벽을 쌓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위축됐던 기업들의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투자 재개를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6월 공장 착공을 앞두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지 3달 만에 애리조나 공장 건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 3월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가 3개월 만에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부지 매입과 부지 사용 계획 승인까지 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신중론으로 돌아선 데에는 경영 여건의 영향이 컸다. 미국 현지 물가가 뛴 데다, 환율까지 상승해 투자비를 상향 조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SK하이닉스도 15조 투자를 확정했다. 지난 6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를 건설키로 결정했다.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세워지는 M15X는 복층 구조로, 기존 청주 M11·M12 두 개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다음달 착공해 2025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투자 결정을 놓고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재무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경영 전략을 시사해서다. 이사회에서 지난 6월 청주 M17 증설안건을 부결했을 정도다. 게다가 M17(약 4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이번 투자금액은 4배 가량 더 많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닉스 모두 속도 조절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투자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는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혼다·스텔란티스와 합작 형태로 5곳의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상태다. SK하이닉스도 청주 M17 투자는 부지 기반 조성 등에 시일이 필요해 보류된 것일뿐, 투자 철회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재계 안팎에서 두 기업의 신중론을 심상치 않은 신호로 해석한 것은 향후 경기 전망이 흐려서였다. 전국슬롯머신 무료게임 환수율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5.8로 6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경영 상황이 쉬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고용(101.8)을 제외한 채산성(92.8), 자금사정(93.1), 투자(98.2), 수출(98.5), 내수(98.8), 재고(102.1)가 3달째 부정 전망에 힘이 실렸다.

경영 환경 악화를 방증하 듯 기업들의 재고자산도 급증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분석 결과, 매출 상위 192개 기업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98조6661억원에서 올 상반기 147조6237억원으로 49.6% 증가했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78.5% 늘었고, SK하이닉스는 무려 160.0% 급증했다. 박주근 대표는 데일리임팩트에 ”국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경기 하락이 본격화 됐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닉스가 투자에 무게를 싣기로 한 것은 업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배터리·반도체는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이다. 탄소 중립 시기를 앞당기 위해 세계 각 국이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전자·IT 기기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끌어올리는 배터리·반도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다소 변동성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는 산업인 것이다.
특히 사업 운영에 영향을 줄 법안들이 미국에서 줄줄이 통과됐다. 미국은 반도체법에 이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미국에 배터리·반도체 공장을 지을 경우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대신 중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거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나라로부터 배터리 부품과 원료를 조달하면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사실상 배터리·반도체를 전략무기로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기업의 투자는 미덕으로 칭송 받는다. 허태수 GS그룹의 지적대로 위기에 단행한 투자는 미래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되고, 나아가 국가 슬롯머신 무료게임 환수율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고물가 시대에는 그 가치가 더 크다. 한국슬롯머신 무료게임 환수율연구원은 물가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초과 수요를 꼽았다. 노동비용의 2.5배, 수입물가의 5배에 이르는 까닭에 슬롯머신 무료게임 환수율의 총공급능력을 확충하는 차원에서 기업의 활력이 제고돼야 한다고 봤다.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물가 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기업들의 투자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 기업들의 투자 기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압박으로 현지 투자를 현지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해외 투자가 증가하면, 대외적으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지만, 핵심 기술력이 빠져 나가는 만큼 장기적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
경영 전문가는 데일리임팩트에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기보다는, 미국 측의 요구를 고려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미국이 사실상 무역장벽을 쌓고 있는 마당에, 현지 공장을 짓거나 국내에 새 공장을 지을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투자 자율성이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략적 이유로 투자가 단행된다는 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투자는 기업의 고유 권한이자, 책임이기도 하다. 10년 후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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