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최근 식품업계에 그룹 계열사 합병 사례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으로 탄생한 롯데제과 통합법인 출범에 이어 오뚜기도 계열사 흡수합병으로 지배구조 단순화에 나섰다.

[김성아 기자]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지주주식회사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주식회사를 흡수합병한다. 존속법인인 주식회사 오뚜기는 현재 그룹 오너인 함영준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이다.

오뚜기는 이번 합병이 지난 2017년부터 이어온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의 막바지 단계라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2017년 오뚜기삼화식품, 2018년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 2020년 오뚜기제유지주와 오뚜기 에스에프지주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이번 라면지주와 물류서비스지주 합병으로 모든 계열사가 오뚜기로 합병되면서 오뚜기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 개편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합병을 통해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 확립은 물론 조직 효율화를 통한 경영 효율성 개선도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고 귀띰했다. 합병 시점은 오는 10월이다.

오뚜기에 앞서 롯데그룹 역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했다. 그룹 내 식품 관련 기업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경영 효율성 제고가 가장 크게 기대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생산 라인부터 조직, 영업망 등 중복된 조직은 구조조정하고 공유할 수 있는 역량은 공유하면서 높은 기업 가치 실현을 목표하고 있다”고 통합법인의 포부를 밝혔다.

업계는 식품가의 잇따른 계열사 통합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 마련에 있다고 내다봤다.

롯데의 경우 롯데제과 통합법인의 기대효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 전개를 꼽았다. 롯데푸드가 합병 이전 약 20개국, 50개 거래선의 해외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던 반면 롯데제과는 그 4배에 달하는 70여개국, 200여개 거래선을 보유하고 있었다. 통합법인은 양사의 해외 영업망 공유를 통해 해외 영역 확장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뚜기 역시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지난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커졌다. 오뚜기 베트남 법인 ‘오뚜기 베트남’은 지난해 매출액 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한 매출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6억원으로 같은 기간 56.5% 증가하면서 시장 확대의 청신호를 띄웠다. 다만 미주, 호주 등 서구권의 경우 아직은 확장세가 저조한 편이다.

업계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오뚜기가 해외 시장 전략에 좀 더 집중할 여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배구조 단순화는 내부거래 등 그룹 내 리스크 감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안정적인 경영 환경에서는 자연히 신시장 개척에 대한 역량 집중이 가능해지며 또 계열사 간 산재해있던 해외 시장 관련 역량이 지주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개척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