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김준기 DB김준기문화재단 전 이사장이 인척인 윤대근 전 DB금융연구소 회장을 사실상 재단의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하면서 지배구조 안정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박민석 기자] 2020년 공익법인 결산공시에 따르면, DB김준기문화재단(이하 재단)은 지난해 8월 5명의 이사를 추가로 선임했다. 새로 임명된 이사는 윤대근 전 DB그룹연구소 회장, 한남규 전 중앙일보 수석부사장, 유재성 전 부산지검장 외 2명이다.

새로 선임된 이사 가운데 윤 전 회장은 김준기 초대 이사장과는 동서지간이다. 현재 공익법인 이사회에서는 출연자 또는 그의 특수관계인이 이사의 5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 하지만 재단은 지난해 이사수가 10명으로 늘어나 이근영 이사장(전 DB그룹 회장)과 윤대근 전 DB그룹연구소 회장 등 최대 2명까지 이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갑작스러운 이사 선임은 윤대근 전 DB그룹연구소 회장에게 이사장을 넘겨주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재단에 따르면, 2018년에 취임해 재단을 이끌어가고 있는 이근영 이사장의 임기는 2022년 만료된다.

윤대근 전 회장이 김준기 전 이사장과 각별한 사이였다는 점도 이사장 후보에 유력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재계에 따르면, 두 사람은 동서 이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회장은 1970년대 초반 미국 유학시절부터 김준기 회장을 도와 그룹경영에 참여하는 등 돈독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또한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회장은 작년 7월부터 경영권을 물려 받아 DB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은 제조부문 지주회사인 DB Inc와 금융부문 지주회사인 DB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현재 DB김준기문화재단은 DB Inc와 DB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4.3%, 5%를 확보해 주요 대주주로 포함돼 있다.

이에 김 전 회장이 최측근인 윤대근 회장이 이사장에 오르면 김남호 회장을 중심으로 한 2세 경영 체제를 안정화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김남호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현재 DB Inc 지분을 43.83% 보유하고 있어 개정 공정거래법의 의결권 제한 규정에 따라 내년 12월부터 DB김준기문화재단의 DB Inc 지분 4.3%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통상적으로 재벌가는 회장직에 오른 후 부친이 이끌던 재단의 이사장까지 맡아야 승계가 끝난 것으로 갈음한다. 직접 이사장에 오르지 않을 경우 최측근이나 인척을 이사장에 선임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등은 부친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직후 재단 이사장직을 물려 받았다. 삼성그룹의 경우 현재 삼성복지재단 등 주요 재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 이서현 씨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DB김준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임기 만료 이후 새로운 이사진 중에서 이사장을 선출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신임 이사들을 통해 공익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