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최문정 기자] 김 의장은 앞으로 골목상권과 상생하는 한편, 케이큐브홀딩스의 사회적 기업 전환을 서두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5일 오후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김범수 의장은 최근 카카오를 둘러싸고 불거진 △김 의장 일가의 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 △인수합병을 통한 문어발식 사업확장 △계열사 신고 누락 △높은 플랫폼 수수료 등에 대해 여야 의원으로부터 집중 질의를 받았다. 김 의장이 증인으로 국감에 불려온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정무위 의원들은 김 의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해 강도 높은 질의를 던졌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자, 카카오 지분 11%가량을 보유한 2대주주이다. 이에 카카오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한때 김 의장의 동생 김화영씨와 부인 형미선씨, 자녀들이 근무해 사실상 가족회사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케이큐브홀딩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김 의장의) 동생한테 돈을 빌려주질 않나, 선물옵션 거래를 한다든지 사모투자신탁에 가입한다든지 해서 이익을 내고 있다”며 “(케이큐브홀딩스가) 지주회사인지, 금융회사인지도 불분명하다. 금산분리 규정 위반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장은 “논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드리고, 미처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해 논란이 없도록 더 이상 가족 형태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하고,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겠다”고 사과했다. 현재 김 의장 가족들은 모두 케이큐브홀딩스에서 퇴사한 상황이다.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의 설립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에 나섰다. 그는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도 미국 실리콘벨리 창업 생태계를 한국에 이식하고자 한국에 카카오보다 먼저 설립했다”며 “100인의 CEO 양성을 위해 설립한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가 모빌리티·미용실·꽃배달 등의 대표적인 골목상권 사업에 진입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카카오가 빠른 속도로 기존 경제 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카카오가 골목상권 상생과 스타트업 성장과 관련해 깊이 성찰해 개선절차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이 자리에서 빌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회적 분위기를 인식하는 데 있어 괴리가 있던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부분에 대해서 과감히 수정하고 개선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와 대리운전 시장을 장악해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린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의장은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택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모빌리티도 이걸 지속하려면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가 짜여야 한다. 지금은 초기 단계라 실험 중인 것 같은데 더 긴밀히 의논해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지난달 혁신안을 내고 .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등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사업을 접는다고 선언했다. 또한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이날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카카오는 전 공동체 차원에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생안과 철수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가 공을 들이고 있는 웹툰·웹소설 등 웹 콘텐츠 사업의 불공정 사례도 언급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카카오에서) 최소 개런티를 제공하는 웹툰 작가들의 경우, 수익이 나지 않고 마이너스가 나면 개런티를 갚을 때까지 계약 해지도 안 해주고 다른 플랫폼 이동도 못한다”며 “선투자라는 명분으로 행해지는 이 행위는 불공정 거래”라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고 수익모델만 쫒아가다보니 생태계가 파괴된다”며 “작가들의 의견을 더 잘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김 의장에게 건의했다.

김 의장은 “그렇게 하겠다. 명심하겠다”라고 답변하며 웹콘텐츠 작가들과의 소통을 늘려나갈 것을 시사했다.

이날 카카오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에 지체 없는 사과를 이어가던 김 의장은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장은 “플랫폼은 빛과 그림자의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빛은 자본이 없어도 배경이 없어도 기술이 모자라도 큰 흐름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으로, 아주 작은 형태지만 기회의 장을 여는 것을 카카오가 돕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목 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에는 절대 진출하지 않고, 그러한 사항이 있다면 철수하겠다"면서 "골목 상권을 도와줄 수 있는 쪽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