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토너먼트 최지웅 기자] KT가 재정 곳간을 넉넉히 채우기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수익성이 저조하거나 중복되는 사업을 대거 정리하며 올해 3분기까지 4조원에 가까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모았다. 하지만 KT는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다. 김영섭 KT 대표가 내세운 AICT 기업을 향한 여정에는 막대한 자금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KT는 더 많은 현금 실탄을 모으기 위해 연구개발비 등 투자활동마저 줄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KT는 올해 3분기까지 1조원 이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비축했다. 3분기 연결 기준 KT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953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1조743억원 증가했다.

KT 관계자는 “KT를 비롯한 KT클라우드, 비씨카드 등 주요 회사의 영업현금흐름 개선 및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현금성 자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KT의 현금 보유액이 늘어난 배경에는 김영섭 대표의 적극적인 비용구조 개선책이 자리잡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NFT(대체불가토큰), 헬스케어, 로봇 등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며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왔다.

아울러 중복 사업 조정의 일환으로 계열사 통합 및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KT는 공중전화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KT링커스를 KT서비스남부로 흡수합병하고 이니텍, 플레이디 등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KT는 이 같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22.8%로 지난해 말 대비 7.3%포인트 내려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7.4%로 지난해 말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김 대표 취임 이전 3만원대 머물렀던 주가도 4만원대를 뚫으며 시가총액 11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투자 규모까지 덩달아 감축되면서 본업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KT가 집행한 설비투자(CAPEX) 규모는 1조4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줄었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취득은 2조2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5% 감소했다. 5G 서비스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기지국 및 중계기 관련 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T는 연구개발(R&D) 비용도 아끼고 있다. 3분기까지 KT가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1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이는 AI 사업 전환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KT의 행보와 상충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가 AI 사업 전환을 목표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등 투자 여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문제는 투자활동마저 줄이면서 서비스 품질 저하 및 고객 이탈 등이 발생해 시장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KT가 이처럼 고강도 비용 효율화를 통해 재정 곳간을 채우는 이유는 'AICT 컴퍼니' 전략에 기인한다. KT는 현재 AI와 클라우드 등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할 대규모 재원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9월 전략적 동맹을 맺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약속한 공동 투자 규모만 2조4000억원에 달한다.

KT 관계자는 "KT는 AICT 중심 사업 전환으로 수익성 확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AI와 IT 분야 매출 비중도 오는 2028년 19%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