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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경제슬롯무료게임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에 '초격차' 타이틀을 붙여줬던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의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린 격차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AI(인공지능) 시대 고성능 D램 시장을 선도하려면 차세대 HBM에서 기술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속도 경쟁에서 뒤처진 데다 노사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경영진의 절박함에 노조는 '규탄'
"절박함을 가지고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지난달 25일 사내 타운홀미팅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다.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대내외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힘을 모으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사장의 주문에 대한 반응은 신통치 않다. 다음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가 주축이 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삼성전자 경영진을 강력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삼노는 성명서에서 이정배 사장이 '여러분이 열심히 일해달라, 주위에 나가려는 인력도 지켜달라'라고 발언한 것을 지적하며 "책임을 직원들에게 돌렸다"고 평가절하했다.
현재의 반도체 사업 위기를 초래한 경영진들이 책임은 이야기하지 않고 직원들의 역할만 강조하는 등 책임 경영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성명서에는 이정배 사장 뿐 아니라 지난 5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새 수장으로 부임한 전영현 DS부문장 겸 부회장 이름도 올라왔다.
밀린 HBM 경쟁력 책임은 누구에게
삼성전자 노사 갈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는 HBM이다. HBM은 D램을 여러 겹 쌓아 속도와 성능을 높인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다. 지난해 전체 메모리 시장의 5%에 불과했지만 급격한 AI향 수요 확대에 따라 오는 2028년 60%까지 점유율 증가가 전망된다.
HBM도 결국 D램 기술력이 바탕이 돼 나올 수 있는 제품이기에 개발 인력 규모나 업력 등 여러 면에서 1위를 달려온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위에도 불구하고 HBM에서는 SK하이닉스보다 한 수 아래에 위치해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양산에 성공한 5세대 HBM 제품 'HBM3E'의 고객사 테스트를 통과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차세대 HBM 경쟁에서 삼성이 뒤처진 건 AI 시대를 미리 내다보지 못하고 미래 기술력 확보에 소홀했던 탓이 크다. 노조는 이러한 문제는 전적으로 경영진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2019년 당시 김기남 부회장이 있을 때 HBM 개발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연구 인력이 흩어지고 경쟁사로도 많이 넘어간 걸로 알고 있다"라며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에 기술 경쟁력은 물론 인력 경쟁력에서 뒤처졌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AI 시대 예측 실패한 삼성, 인텔과 닮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도 HBM 문제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5세대 제품 양산에 성공한다 해도 이미 경쟁사가 차지한 1순위 벤더 자리를 당장 꿰차기는 어렵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딜사이트슬롯무료게임와의 통화에서 "삼성은 메모리에서 줄곧 1등을 유지했는데 HBM에서 갑자기 고꾸라진 건 AI라는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인텔 역시도 CPU(중앙처리장치)사업이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해 경영 위기를 불러온 것과 닮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위기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메모리 경쟁력이 약화되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어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수익으로 파운드리에 투자하는 사업구조였다. 파운드리 사업만으론 독자 생존이 어려운 까닭에 메모리 사업이 그간 반도체 실적을 뒷받침해 왔다. 그런데 HBM에서 경쟁사에 밀리며 미래 메모리 사업 경쟁력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미래 경쟁력 확보에 바쁜 메모리 사업부가 파운드리까지 어깨에 짊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AI 시대 종합반도체 기업 강점 살려야
다만 삼성이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맡고 있는 종합반도체기업이라는 점에서 AI 시대를 맞이해 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HBM은 기존 D램과 달리 고객 수요 기반으로 투자가 진행되기에 메모리 제품이지만 파운드리적인 성격도 존재한다. 특히 차세대 제품인 HBM4에서는 고객 맞춤형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이유다. 때문에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운영해 온 삼성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AI 반도체 분야는 앞으로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복합적으로 활용이 될 텐데 이 점에서 삼성이 가진 반도체 사업구조가 더 유리할 수 있다"라며 "지금부터라도 AI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조직문화 구축을 통해 철저하게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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