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을 설치·해체하는 근로자들이 지난 24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공기지연이나 공사 중단 등 다수 사업장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심볼 한나연 기자]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타워크레인설치·해체노동조합(노조)은 지난 24일부터 무리한 작업 방식 중단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타워크레인설·해체노조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무리한 설치·해체 작업 일정 개선과 불법하도급 문제 시정을 요구했다.

노조는 "외국에서는 수십 년 동안 사망사건이 한 건도 없지만,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41명의 타워크레인 설·해체 노동자들이 작업 중 사망했다"며 "그들은 타워크레인 1대 설치에 일주일에서 열흘까지 걸리지만, 우리는 1대 설치를 하루 만에 끝내야 하는 노동환경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워크레인 임대사들이 장비 임대만 하게 돼 있지만 도급에 해당하는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불법하도급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며 "타워크레인 설치·해체는 원청과 당사자가 직접 계약해야 하는 만큼 불법하도급 문제를 정부가 즉각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신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타워크레인을 해체할 수 없게 되는 만큼 현장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방문한 타워크레인이 다수 설치된 서울 서초구 반포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재건축 현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공사 현장 안팎으로 레미콘 차량 여러 대가 드나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장 맞은편에는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반포1·2·4주구(디에이치 클래스트)도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현재 반포동에 공사 중인 재건축은 신반포 15차(래미안 원펜타스)도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을 맡은 반포3주구는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5층, 총 2091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반포 한강 변 차기 대표 아파트로 꼽히는 단지다.

현장에서는 공사 차량을 통제하는 관계자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포3주구 재건축 공사 현장 관계자는 노조 파업과 관련해 데일리임팩트에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며 노조가 파업한다고 지금 당장 중단되는 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장 영향은 크지 않아도 파업이 장기화할 시 공사 현장 및 공사 일정에 영향이 갈 것이라는 건설사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은 크진 않지만 타워크레인이 아파트 건설 공정의 50% 이상 사용되는 필수 장비인 만큼 파업이 길어지면 공사 기간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는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타워크레인이 멈추면 저층부 공정을 먼저 진행하거나 비노조원, 이동식 크레인 등 대체 인력·수단을 이용할 계획이라는 게 건설사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는 "기초공사가 돼 있는 현장이면 파업이 장기화하지 않는 이상 공사가 멈춘다거나 하는 큰 영향은 없다"며 "다만 파업 장기화 시 골조 공사 등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조 측은 올해 타워크레인 102개 업체와 임금 단체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대화가 결렬된 바 있다. 총파업 찬반투표에서는 92.1%의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크레인 설치·해체에 근무하는 노동자 중 95%는 노조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