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대규모 기업 파산이 미국 경제를 강타함으로써 일자리를 잃는 미국인이 급증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이진원 객원기자] 일부 비관론자들 사이에서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거품론’ 내지 ‘폭락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경고가 나왔다는 건 현재의 미국 경제와 증시 상황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걸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월가의 예측가이자 QI 리서치의 CEO인 다니엘 디마티노 부스(Danielle DiMartino Booth)는 18일 킷토 뉴스의 데이비드 린(David Li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의 기업 파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금리 인상과 긴축 재정 여건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이며, 파산 건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달 초 S&P 글로벌이 최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미국의 기업 파산 건수는 88% 증가했다. 특히 4월 파산 건수는 3월의 61건보다 5건 더 늘어난 66건을 기록함으로써 1년 만에 가장 많은 월간 파산 건수를 나타냈다. 또 올해 들어 지금까지 기업가치가 5000만달러(약 69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 9곳이 파산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S&P 글로벌은 “올해 1~4월 사이 파산 건수는 총 2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4건에 비해서 줄었지만, 연초 이후 파산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미뤄진 걸 원인으로 꼽았다.
부스는 이와 관련 6월 말까지 기업가치가 5000만달러가 넘는 기업의 파산 건수가 25건으로 증가하여 팬데믹 기간 중 정점을 찍은 대기업 파산 신청 건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며, “파산 사이클이 본격화되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대규모 파산과 청산 등이 발생하면 소득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서 월급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도 주장했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전역의 500개 도시에서 운행하며 2006년부터 지금까지 500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의 이동을 도와준 미국 최대 민간 버스 회사인 메가버스(Megabus)도 파산 신청을 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통근 버스를 운행하는 모회사인 코치 USA가 코로나19 사태 때 승객이 급감하면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파산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둔화하는 美 고용시장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용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은 5월에 4%까지 치솟았다. 2022년 2월 이후 4% 아래에 머물던 실업률이 4%대를 찍은 것이다. 여전히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지만 일자리를 잃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월 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4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3000건이 늘어났다. 이는 전문가들 전망치인 22만2000건을 상회하는 수치다. 동시에 4주 연속 실업수당을 받는 신청한 사람 수도 전주에 비해서 4750명 늘어난 2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들도 긴축 재정 여건과 임금 상승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 나온 중소기업 낙관지수에 따르면 미국 중소기업 소유주의 10%는 인건비를 ‘가장 부담스러운 문제’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채용을 축소하고 감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재취업 알선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5월에 6만3000곳의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고용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부스는 이에 대해 “미국 내 일자리의 40%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에게는 매우 불안정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뜨거운 미국 증시...그러나 폭락 경고도
기업의 파산 건수가 늘어나고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는 현상은 지금 미국 증시 분위기와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날도 미국 증시에선 대형 기술주와 소비재량주가 동반 상승하면서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각각 약 0.8%와 1%씩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마감했다.
캐피탈닷컴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다니엘라 하손은 로이터에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계속될 것이고 증시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지금은 (어떤 투자자도) 진짜 매도에 대한 욕구가 없다”며 현재의 낙관적인 증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기업 파산이 증가하고 실업률은 올라가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소비도 식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주로 인공지능(AI) 기대감에 의존해 증시가 계속 상승하하자 결국에는 시장에 심한 ‘거품’이 꼈다는 분석도 주로 비관론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일부는 지금이 1990년대 말 닷컴 거품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인 해리 덴트는 최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증시가 ‘모든 거품 중 거품'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부풀려진 자산 가격이 마침내 터지면서 주식 가치가 절반 이상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S&P500은 최대 86% 하락하고 나스닥은 약 9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미국 증시가 당장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이미 거품 단계에 있어 약 20% 더 상승한 후 거품이 터지면서 급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S&P500이 6500까지 상승한 후 가파른 조정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S&P500의 종가는 5473이었다.
허스먼 투자신탁의 투자자인 존 허스먼도 거품이 터지면 미국 증시가 최대 70%까지 폭락할 가능성을 경고했고, RBA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리처드 번스타인도 미국의 대형주 주식은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어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번스타인은 최근 메모에서 “소수의 종목만이 시장을 지탱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대형주들은 상승분의 대부분을 반납하고, 앞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면서 가장 가치가 높은 주식은 최악의 경우 50%가 하락하여 닷컴 붕괴에 버금가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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