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손해보험사 빅5로 꼽히는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이 올해 1분기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호황을 이어갔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게임 심민현 기자] 다만 여전히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한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이 계속돼 역대급 순이익에도 불구하고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금융당국은 이에 IFRS17 도입 이후 불거진 여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보험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 처방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빅5 손보사,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 기록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리츠·DB·현대·KB 등 빅5 손해보험사 5곳의 올해 1분기 단순 합산 당기순이익은 2조54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5.7% 증가했다. 이는 장기 보험 상품 판매를 늘리면서 보험계약마진(CSM)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장기보험은 일반보험과 달리 납입 기간이 길고 수수료도 높아 IFRS17 제도 하에서 CSM을 가장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분기 순이익이 7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지난해 3, 4분기 연속 메리츠화재에 빼앗겼던 업계 분기 순이익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화재는 상품·채널 경쟁력 강화가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장기보험은 CSM 총량 확대로 상각액 증가 및 안정적 예실차 관리를 통해 4462억원의 이익을 냈고 장기보험 손익 규모는 전년 대비 6.3% 성장했다. 올해 1분기 CSM은 88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견고한 CSM 성장에 힘입어 지난 3월 말 기준 CSM 총량은 전년 말 대비 4092억원 늘어난 13조7120억원으로 집계됐다.

DB손해보험도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58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의 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한 5629억원으로 집계됐다. CSM 잔액은 전년 대비 2000억원 늘어난 1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장기보험은 안정적 장기위험손해율로 보험엉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4484억원을 시현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5834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지만 경쟁사들의 선전으로 업계 3위(순익 기준)로 밀려났다. 장기보험에서 1년 새 16% 증가한 4265억원의 이익을 냈고 1분기 누적 CSM은 10조742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 역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4773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1.4% 증가했다. 현대해상의 장기 보험손익은 4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급증했다. 현대해상의 CMS 총량의 경우 지난 3월 말 기준 912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1억원 늘었다.
KB손해보험도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29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의 실적 호전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통한 장기보장성 상품 판매가 늘어나 CSM이 크게 증가하며 이뤄졌다. KB손해보험의 CSM은 1분기 8조9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실적 부풀리기?...보험사 호실적 반갑지 않은 당국
하지만 금융당국에선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호실적을 다소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화재 등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운 것은 IFRS17 체제 하에서 보험사 이익지표가 된 CSM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한 종합보험·간편보험·자녀보험 등 장기인보험 출혈경쟁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부채의 시가 평가가 핵심인 IFRS17 체제 하에선 CSM이 얼마나 많은지가 실적을 좌우한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이익을 현재 가치로 추산한 값으로 장기간 벌어들일 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결국 납입 기간 이후 보험금을 무조건 돌려줘야 하는 저축성 보험보다 장기인보험의 비중이 높을 수록 실적이 좋게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년 IFRS17이 처음 도입된 직후부터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제기돼 금융감독원 차원에서 CSM의 계리적 가정을 전진법으로 한다는 원칙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권고 사항일뿐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지켜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빅5 손해보험사의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약 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장기보험 이익도 대부분 큰폭으로 늘었다. 삼성화재는 4196억원에서 4462억원으로 6.3% 증가했고 DB손해보험은 4560억원에서 5630억원으로 23.4%, 메리츠화재는 4010억원에서 4579억원으로 14.2% 각각 늘어났다. 현대해상은 1450억원에서 4440원으로 206.4% 급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와 같은 단기 이익 극대화를 위한 장기보험 집중 현상이 계속될 경우 실제보다 실적이 부풀려져 최종적으로 보험사 재무 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과도한 사업비 지출로 판매경쟁이 심화하면 부당 계약전환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위와 같은 보험업계의 실적 부풀리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 이달 초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보험개혁회의'를 출범시키고 회계 신뢰성 제고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보험개혁회의에서 "IFRS17 회계제도가 도입 취지와 달리 과당경쟁, 단기 수익성 상품 개발을 유발했다"며 제도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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