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상장폐지가 예고돼 정리매매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상장채권 태영건설 68회차의 가격이 장중 5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후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며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상환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역시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경제슬롯머신 무료게임 릴 한나연 기자]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채권은 정리매매 수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 68은 감사 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가 예고됐다. 이에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3일까지 7거래일간 정리매매를 진행하며 정리매매 직후인 4일에는 상장 폐지된다.
태영건설 68은 태영건설이 지난 2021년 7월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로, 오는 7월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 신용등급은 A-로, 연 2.59%의 금리로 발행됐다. 지난해 12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등급이 CCC로 강등됐다. 그러자 워크아웃 신청 전후로 액면가 9500원 정도였던 채권은 6000원대로 떨어졌다. 이에 워크아웃 후 기업이 정상화된다면 채권으로 큰 차익을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태영건설은 현재 워크아웃 실사 진행 중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617억원을 기록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데다가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된 주식과 채권 거래가 중지된 상황이다. 이 중 상장채권인 태영건설 68은 지난달 26일부터 거래를 재개하면서 폐지하기 전에 투자자들에게 정리매매의 기회를 준 것이다.
대규모 PF 부실에도 6000원 지켜왔는데...
이날 태영건설 68회차는 오전 장중 5210.1원까지 떨어지면서 결국 6000원대를 지키지 못했다. 태영건설 68은 거래소에 의해 매매가 중지되기 직전인 지난 13일에는 6989.40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기감이 커졌던 지난 1월19일엔 최저 5383.8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 이후 정부 개입과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 기대감이 반영돼 6000원대 후반까지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일 외부 감사인의 감사 의견 거절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항을 겪게 됐다. 정리매매 첫날인 지난 26일에는 6194.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27일에는 6055.10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28일엔 6250원으로 소폭 오르기도 했다. 매매정지 전보다는 하락했지만, 자본잠식 및 의견 거절이 알려진 후에도 지난 1월 시세보다 높은 6000원대를 지켰다. 그러나 이날 5000원대로 가격이 내려가면서 지난 1월 최저 가격보다 더 하락했다.
차익 기대하고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발 동동
태영건설 68은 발행액의 80% 이상을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라 협약 채권으로 묶여 시장에 팔 수 없다. 즉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태영건설 68은 거의 개인 물량이라고 볼 수 있는 것.
통상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개인 채권자는 비협약채권으로 분류돼 먼저 채권을 상환받곤 했다. 채무 규모가 크지 않아 비협약채권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경우 사채권자 집회에서 금융기관이 다수가 되기 때문에 개인은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금융채권단 중심으로 채무조정안이 통과되기에 비협약 채권자인 개인은 사실상 의사 결정 과정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상장채권의 경우 정리매매가 끝나면 현금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태영건설이 재감사를 통해 상장폐지를 피하고, 매매거래가 재개되거나 채권 만기를 연장해 워크아웃을 졸업한다면 상환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한편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오는 4월 이후 본격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태영건설 PF 사업장 59곳 중 58곳은 정상화 방안을 제출해 실사법인의 실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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