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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돌아왔다"
[변윤재 기자] 6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조(兆) 단위로 회복됐다. 올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고전할 가능성을 점쳤다. 반도체 업황 둔화가 지속된 데다, 감산으로 인해 수익성 방어가 어려웠던 탓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3개월 만에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림에 따라, 반도체 부문의 적자를 대폭 줄였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특히 삼성전자가 전 세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업황 반등의 기대감이 감돈다.
시장 예상 뛰어 넘는 깜짝 실적
11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74%, 영업이익은 77.88% 감소했다. IT 투자와 비대면 수요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업황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분기 영업이익의 추이다. 1분기 6402억원, 2분기 6685억원에 그쳤던 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 2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특히 2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258.21% 폭증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수익성도 확연히 개선됐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3.6%를 기록, 1분기(1%)에 견주어 3배 가량 증가했다.
실제로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68조287억원, 영업이익 2조1927억원이다. 증권사 컨센서스는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다본 '보수적' 관점까지 포함된 수치, 삼성전자가 이 같은 전망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는 것은 반도체(DS) 부문에서 적자를 상당히 줄였음을 의미한다.
폰으로 수익성 방어…갤럭시Z·아이폰 효과 '톡톡'
이날 실적은 추정치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외 법인의 자료를 100% 반영한 게 아니고 환 영향과 같은 요인을 세부적으로 적용한 게 아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적인 흐름은 가늠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반등의 신호탄을 쏘았다고 해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3분기 깜짝 실적에는 스마트폰의 역할이 주효했다. MX·네트워크 사업부는 1분기부터 DS 부문의 적자를 메워왔는데, 이번에도 동일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하반기 전략(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Z플립·폴드5가 출시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신작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Z플립‧폴드5는 국내 사전예약 당시 역대 폴더블폰 중 가장 많은 102만대가 판매됐다. Z플립·폴드5의 선전 덕분에 MX·네트워크 사업부는 매출 30조원 안팎, 영업이익 3조원대를 거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슬롯머신 무료 다운와 생활가전, 영상 디스플레이도 수익성 개선에 일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SDC)는 전 분기(8400억원)와 견주어 영업이익을 2배 이상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점쳐진다. 갤럭시Z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15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어, 3분기에는 2조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반도체 적자, 4.3조에서 3조원대로 '뚝'
하지만 3분기 실적의 '키'는 결국 반도체일 것으로 여겨진다. 영업이익의 60% 이상이 DS, 그 중에서도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업황에 민감한 메모리 반도체 특성상 전사 실적도 영향을 받는다는 한계는 있다. 실제 DS 부문은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실적을 끌어내렸다.
3분기에도 DS 부문의 적자는 유지됐을 가능성이 높지만, 영업손실은 3조원대 수준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부터 진행한 감산 효과가 본격화된 결과다. 웨이퍼 투입량을 줄일 경우, 시장에 풀리는 반도체 공급량이 실제 감소하기까지 3개월 이상 소요된다. 반도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업계가 골머리를 앓았던 고객사 재고 소진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삼으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커져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사업 영업손실 추정치는 3조3000억원으로 부진한 수준"이라며 "고용량 DDR5·HBM의 제한적 대응으로 판가와 출하량 모두 아쉬운 수준이었고, 시스템LSI도 전방 수요 둔화 속 가동률 상승이 뚜렷이 나타나지 못해 영업손실이 유지됐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가격 회복세…실적 회복 기대감↑
시장의 눈길은 4분기로 향하고 있다. 공급 축소에 따라 고객사 재고 건전화가 마무리된 상황. 이를 방증하듯 메모리 가격은 바닥을 다지고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의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1.5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 1.448달러까지 내려갔다가 4.83% 오른 것이다. 현물 가격이 오르면 메모리 제조사가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고정거래가격도 오른다.
업계의 흐름도 회복론에 힘을 실어준다. 마이크론은 최근 2023 회계연도 기준 4분기(6~8월) 실적 발표에서 영업적자가 14억7200만달러(1조985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3분기 영업손실(23억300만달러·17억6100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계 실적의 바로미터,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업황이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9월 고객사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을 10~20%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AMD에 고성능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4분기 D램을 시작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흑자로 돌아서 DS 부문 실적 개선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계약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 고무적"이라며 "4분기에는 D램과 낸드 가격 모두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영업이익 개선이 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저가 판매를 중단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데"며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은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에 증시도 들썩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47.50포인트(1.98%) 오른 2450.08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1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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